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 이후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
2018년 3건에서 2023년 72건으로 급증
정부·자동차 업계, 대책 마련 고심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데 이어 일주일새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소식에 정부를 비롯하여 전기차 제조업계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 화재 연달아 발생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되어 있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량 72대가 전소됐고, 70여대는 열손 및 그을음 피해를 입었다.
또한 화재는 8시간여만에 진화했지만 주민 23명이 연기흡입 등 병원으로 이송됐고, 단전·단수로 인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인적·물적 피해가 컸다.
그리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6일 충남 금산군의 한 주차타워에 주차중이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약 1시간 30여분 만에 불은 꺼지며 추가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해당 차량은 화재 당시 충전기가 꽂혀 있었고, 10시간 넘게 충전 상태였던 점을 감안해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 문제에 따른 화재로 보고 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까지 6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160건으로 14명이 다치고 총 39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연도별 전기차 화재 건수로는 2018년 3건에서 2023년 72건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2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경우 2018년 0건에서 지난해 10건으로 증가했다.
지하의 경우 화재가 발생 시 유독가스 배출이 어렵고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화재발생 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에 우려가 커지는 만큼 정부와 자동차 업계도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차 10종과 제네시스 3종을 포함한 전기차 13종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밝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코나 일레트릭을 제외하곤 현대차의 전기차에는 모두 국내 업체인 LG 에너지솔루션 또는 SK온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조만간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밝힐 계획이라 전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지자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국토교통부의 전기차 안전 점검회의에서 수입차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배터리 정보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각자의 대책을 공유할 예정이다.
다만, 수입차 업계는 제조사가 아닌 판매 자회사로 본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현대차·기아와 같은 빠른 대응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자동차 업계의 대응과 대책이 나오는 한편 정부도 속속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한,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청사관리본부도 지하에 설치가 예정됐던 전기차 충전기 일부를 지상으로 옮기기로 했다.
오는 12일에는 환경부 차관을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긴급회의도 예정되어 있다.
이날 정부는 회의에서 전기차 안전을 강화할 다양한 방안을 두루 살펴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시설에 대한 불안감이 큰 만큼 지상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