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은 안 사요” 하더니 ‘대이변’ 일어났다… 업계 ‘초긴장’

체리차, 22년 만에 수출 500만 대 달성
한국차, 미국 관세로 수출 급감
업계, 위기 돌파구 찾기 안간힘

“이제 중국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쓸 날이 코앞에 왔군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한때 저품질 이미지로 세계시장에서 고전하던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를 무기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체리차, 예상보다 빠른 글로벌 진출 성공

18일 중국 매체 ‘차이나EV포스트’는 체리차가 올해 1~5월 전년 대비 1.99% 증가한 44만 3천940대를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달 말 누적 수출 500만 대 달성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이루는 기록이다.

이러한 성과는 체리차의 전략적 성장에 기인한다. 1997년 설립된 중국 국영 기업인 체리차는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다각화 전략은 지난해 역대 최다인 260만 4천 대 판매라는 성과로 이어졌으며, 연간 매출액 역시 사상 처음으로 4천800억 위안(약 91조 원)을 돌파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 자동차 수출, 대미 관세 직격탄

중국 자동차 기업의 약진과 대조적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 대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25억 1600만 달러(약 3조 4,54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1% 감소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부과한 25% 관세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대미 수출 부진은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수출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5월 자동차 수출은 금액 기준 전년 대비 4.4% 감소한 62억 달러, 대수 기준으로는 3.1% 줄어든 24만 7577대를 기록했다.

비록 EU(8억 3700만 달러), 아시아(6억 8300만 달러), 중남미(3억 800만 달러) 시장으로의 수출이 각각 28.9%, 45.1%, 42.3%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30억 7900만 달러) 수출이 22.3%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을 하락시켰다.

위기 속 돌파구 찾는 한국 자동차 업계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최근 들어 한국 자동차 산업에 작은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자동차 전체 수출액은 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 업계가 미국의 관세 충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시장점유율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등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단기적인 수출 증가에 안심할 수 다”며 “업계 손실이 계속 쌓이고 있어 근본적인 관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임시방편적 대응보다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자동차 기업의 급속한 성장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중심으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내수 활성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며,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 금융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위기 속에서도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