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
초과 공급 속 출혈 경쟁
비용 절감 압박 가속화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반면, 초과 공급과 출혈 경쟁이 격화되면서 제조사들이 협력사에 부품 단가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비야디(BYD)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산하 브랜드 상치다퉁은 협력업체에 내년부터 부품 가격을 10% 인하할 것을 요청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BYD, “전기차 시장의 대결전” 선포
내년 초 아토3, 씰을 통해 국내에 본격 진출하는 BYD는 최근 허즈치 부사장 명의로 공급사에 이메일을 보내 “내년은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부품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비야디는 “10% 인하는 목표치일 뿐 강제 사항은 아니며, 연례 가격 협상의 일환”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협력업체들은 “지나친 비용 절감 요구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비야디의 확장 전략이 타인의 근면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전기차 생산량은 2년 만에 2배로 증가해 올해 1,0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급성장한 공급량은 시장 수요를 초과하며 제조사들 간 가격 경쟁을 부추겼다.
상하이자동차 산하 상치다퉁은 “자동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며 협력사에 부품 가격 10% 인하를 요구한 이유를 밝혔다.
테슬라도 할인 경쟁 가세
출혈 경쟁은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 Y 가격을 연말까지 1만 위안(한화 약 190만 원) 인하해, 출시 이후 최저가인 23만 9900위안(약 4620만 원)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이 같은 가격 인하는 경쟁사들의 신차 출시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의식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내년, 규제와 경쟁이 촉발할 새로운 국면
내년에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고,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대중 관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비용 절감과 가격 인하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자율주행 센서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중국 허사이그룹은 주력 상품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는 등 극단적인 가격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과잉 공급과 가격 출혈 경쟁이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제조사와 협력업체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기차 업계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