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위 한 달 만에 밀려
하이브리드 비중 절반 넘어
글로벌 시장은 ‘중국 독주’

테슬라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지난 5월은 그렇게 짧게 지나갔다.
한 달 만인 6월, BMW가 다시 왕좌를 탈환했다. 하지만 이번 순위 변화는 단순한 브랜드 간 경쟁 이상의 흐름을 보여준다.
판매량 변화의 배경엔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세와 시장의 연료 소비 구조가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이브리드가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전기차만의 독주는 점차 흔들리고 있는 분위기다.
테슬라 밀려난 자리, BMW가 다시 채웠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2만 7,779대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전체 등록 대수도 13만 8,12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동일한 증가율을 보였다.
브랜드별로 보면 BMW가 6,553대를 판매하며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테슬라는 6,377대로 2위를 차지했으며, 뒤이어 메르세데스-벤츠(6,037대), 렉서스(1,230대), 볼보(1,067대), 포르쉐(1,056대), 아우디(1,042대) 등이 순위에 올랐다.
또한, 차종별로는 테슬라 모델Y가 6,162대 판매돼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벤츠 E클래스(2,572대), BMW 5시리즈(2,255대), 벤츠 GLC(962대), BMW 3시리즈(574대) 등이 이었다.
하이브리드, 전체 절반 넘어…디젤은 1% 그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연료별 판매 비중이다. 6월 수입차 신규 등록 중 하이브리드 차량(마일드 하이브리드 포함)은 무려 53.7%인 1만 4,916대를 차지했다.
이는 전기차(9,125대·32.8%)보다 약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이며, 가솔린은 12.5%(3,470대), 디젤은 1%(268대)에 불과했다.
KAIDA 정윤영 부회장은 “상반기 전체적으로 수입차 판매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세가 눈에 띈다”고 전했다.
개인 구매 비중은 65.6%로 여전히 높았으며,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65.7%로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 브랜드는 25.7%, 일본은 7.9%로 뒤를 이었다.
글로벌 시장, 중국이 주도…테슬라 하락세 뚜렷

한편, 같은 날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 세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752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32.4%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중국 기업 BYD가 158만 6천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으며, 지리그룹은 전년 대비 77% 넘게 증가해 2위에 올랐다.

반면 테슬라는 16% 감소한 53만 7천대를 판매하며 3위로 밀렸으며, 모델Y 판매가 22.8% 줄고, 모델S·X 등 고급 라인도 급감했다.
SNE리서치는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기반의 수익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시장이 전체의 62.7%를 차지해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고, 유럽은 27.9%, 북미는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술 내재화와 현지화 전략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SNE리서치의 진단이다. 한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다시 약진하는 지금, 글로벌 무대에서는 중국이 전기차 판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BMW가 다시 정상을 탈환한 한국 수입차 시장, 그 이면에는 연료 패러다임의 변화와 글로벌 격변의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지고 있다. 그 판도 변화는 이제 단순한 브랜드 경쟁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