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브랜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풀사이즈 3열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7월 29일, 아우디는 SUV 라인업 최상위 플래그십 ‘Q9’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BMW X7, 메르세데스-벤츠 GLS가 수십 년간 군림해 온 이 세그먼트에 독일 프리미엄 3인방의 마지막 주자가 마침내 등장한 것이다.
Q9의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직설적이다. 더 길고, 더 넓고, 더 강하게 만들어 수치로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것이다. 아우디가 ‘Vorsprung durch Technik(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간성과 럭셔리, 첨단 기술을 집약한 Q9가 과연 풀사이즈 SUV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숫자로 보는 Q9, X7·GLS를 누르는 ‘최대 스펙’
아우디 Q9의 제원은 경쟁 모델을 겨냥한 듯 세밀하게 설계됐다. 전장 5,310mm, 휠베이스 3,140mm로 BMW X7보다 전장이 약 137mm 길고, 휠베이스는 독일 빅3 중 최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LS와 비교해도 전장이 약 102mm 앞선다.
실내 공간에서도 우위는 명확하다. 3열 후방 적재 용량은 19입방피트로, GLS(18입방피트)보다 1입방피트, X7(13입방피트)보다 무려 6입방피트 더 넉넉하다. 기본 7인승 구성 외에 2열 독립 전동 시트를 갖춘 6인승 구성도 선택할 수 있어, 패밀리 고객부터 비즈니스 탑승객까지 폭넓은 수요를 겨냥한다.
파워트레인 역시 공격적이다. 북미 사양 기준 2.9리터 트윈터보 V6는 429마력, 토크 600Nm을 발휘하며, 0-96km/h 가속을 4.9초에 끊는다. 이는 동급 독일 3개 모델 중 V6 기준 최고 출력 수준이다. 견인 능력은 Q9와 SQ9 모두 최대 7,700파운드(약 3,500kg)로, BMW X7(7,500파운드)을 200파운드 앞선다.
유럽 사양은 3.0리터 V6 디젤 TDI(299마력, 토크 630Nm)가 기본으로 탑재되며, 유럽 기준 시작가는 108,400유로다. 고성능 SQ9는 4.0리터 트윈터보 V8을 얹어 약 591마력을 발휘하며, 미국 시장 예상 가격은 12만 달러 전후다.
세계 최초 커브드 OLED, ‘이동형 생활 공간’으로 진화
Q9는 단순한 대형 SUV가 아닌 아우디의 기술 쇼케이스다. 후면부에는 세계 최초로 커브드(곡면) 디지털 OLED 리어 라이트가 적용됐다. 차체 곡면과 자연스럽게 통합된 이 조명 시스템은 뛰어난 시인성과 독창적인 존재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전면부에는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탑재해 운전자와 보행자 간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실내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기반 인포테인먼트, 자연어 음성 비서, AI 기반 정보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디지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아우디 역사상 가장 넓은 파노라믹 선루프와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오토매틱 도어는 플래그십 SUV다운 프리미엄 감성을 완성한다.
게르놋 될너 아우디 AG 이사회 의장은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형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Q9를 통해 아우디의 미래 비전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후발주자의 역습,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아우디는 그동안 Q7·Q8로 대형 SUV 시장을 공략했지만, 진정한 풀사이즈 3열 세그먼트에서는 BMW X7·메르세데스 GLS에 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 Q9는 이 공백을 채우며 북미·중동·중국 등 대형 SUV 수요가 견조한 핵심 시장을 직접 공략한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유럽 사양 Q9 TDI는 연비 7.4~8.0L/100km, CO₂ 배출량 194~209g/km으로 EU CO₂ 등급 G를 받는다.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 기조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가 이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 대형 SUV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Q9의 내연기관 중심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아우디 Q9는 전장 5.31m, 휠베이스 3.14m, 429마력, 세계 최초 커브드 OLED 리어 라이트라는 수치와 기술로 풀사이즈 SUV 세그먼트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 크고, 더 강한’ 전략이 X7·GLS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Q9는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 전략이 성공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