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큰손 ‘2030세대’
전체 중고차 구매 중 51.76% 차지

물가도, 금리도 모두 오르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차를 샀다. 그것도 중고차를.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2030세대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고차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고차 플랫폼들의 데이터는 이들의 구매 행태가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하나의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절반을 넘어선 2030, 중고차 시장의 중심에 서다
엔카닷컴은 올해 1~2월 자사 ‘엔카믿고’ 서비스를 신청한 2030세대의 비중이 54.6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전체 신청자 중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실제 구매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2030세대의 구매 건수는 전년 대비 29.34% 증가했으며 전체 중고차 구매 중 이들의 비중은 51.76%에 달했다.

이들이 선호한 차량은 대체로 1000만~2000만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한 국산 모델들이다. 특히 기아 ‘더 뉴 레이’는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로 기록됐다.
현대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키워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경제성’이었다. 실제로 2030세대의 74.9%는 신차보다 중고차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가격보다 가성비, 신차 대신 중고차를 선택한 이유
단순히 구매에만 그치지 않는다. 2030세대는 리스나 렌탈 방식의 차량 이용에도 적극적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차봇모빌리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량 리스·렌트 경험이 있는 2030 응답자의 62.5%는 재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리스나 장기렌트는 초기 부담 없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여유가 크지 않은 청년층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계약 조건과 가격의 투명성이었다. 계약 기간은 3년(45.3%)이 가장 많았고 선호 차종은 SUV(31.1%)와 하이브리드(30.4%)가 높았다. 이는 단순한 경제성뿐 아니라 실용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선택이 함께 고려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고차 시장, 이제는 2030이 이끈다
2030세대는 더 이상 중고차 시장의 ‘잠재 고객’이 아니다. 이미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올라섰다.
이들의 소비 방식은 ‘경제성’을 바탕으로 한 ‘실용성’과 ‘신뢰’에 기반한다. 또 단순한 소유를 넘어서 리스나 렌탈 등 다양한 차량 이용 방식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의 행보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중고차 시장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