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7월 글로벌 시장에서 29만803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3.4% 성장을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라는 결과로, 기아는 국내·해외 시장을 동시에 견인하는 ‘쌍끌이 질주’를 이어갔다.
주목할 점은 성장의 핵심 동력이 전기차(EV)가 아닌 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이다.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EV는 오히려 급감했다.
국내·해외 동반 성장…RV가 실적 견인
7월 국내 판매는 5만46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3% 급증했다. 해외에서도 24만2556대를 팔아 11.6% 성장하며 두 시장 모두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
국내 판매 구조를 들여다보면 RV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눈에 띈다. RV 합계는 3만6040대로 승용(1만3113대)의 약 2.7배에 달했다. 셀토스(7427대)가 국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카니발(6917대)·쏘렌토(6153대)·스포티지(5381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의 국내 판매 체질이 RV·SUV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는 스포티지(5만2714대)였다. 셀토스(3만6429대)와 K4(2만789대)가 차례로 뒤를 이으며 RV와 신차 효과가 실적 상승을 직접 뒷받침했다.

미국서 하이브리드 76.6% 폭증…EV는 -27.7% 역행
기아의 7월 미국 판매는 7만5857대로 역대 7월 최다 실적을 경신했다. 그 이면을 보면 파워트레인별 극명한 온도차가 드러난다. 미국에서 기아 하이브리드는 2만994대로 전년 대비 76.6% 폭증한 반면, EV는 2665대로 무려 27.7% 감소했다.
현대차·기아 합산으로 넓혀봐도 같은 흐름이다. 7월 미국 친환경차 판매에서 하이브리드는 4만3727대(+52.2%)로 급팽창했지만, EV는 7210대(-40.5%)로 역주행했다.
‘질주’하는 기아, 그러나 EV 전환 과제는 숙제
1~7월 누적 판매는 192만94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성장이라는 흐름은 단기 반짝 실적이 아닌 구조적 성장 국면 진입을 시사한다. 같은 그룹 내 현대차가 파업 여파와 EV 부진으로 주춤한 것과 대비해 기아의 상대적 위상은 더욱 부각된다.
그러나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EV 판매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RV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중장기 리스크를 내포한다. 각국 규제가 완전 전동화 방향으로 강화될 경우, 하이브리드 중심 성장 전략은 규제 환경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지역별 신차 출시와 파워트레인 다변화 등 맞춤형 판매 전략으로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단기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EV 전환 속도를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향후 기아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