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첫 출시 이후 36년간 글로벌 누적 1,600만 대를 판매하며 ‘국민 첫차’로 군림해 온 아반떼가 세대를 거듭하며 전혀 다른 차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29일 서울 서초구 아크 강남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8세대 신형 아반떼 ‘디 올 뉴 아반떼’의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양유찬 MSV프로젝트1실 실장은 이 자리에서 “8세대 아반떼는 준중형 세그먼트를 뛰어넘었다”고 선언했다.
NF쏘나타를 넘어선 차체…대형 세단급 강성 확보
8세대 아반떼의 전장은 4,765mm, 전폭 1,855mm, 휠베이스 2,750mm다. 이전 세대 대비 전장 55mm, 전폭 30mm, 휠베이스 30mm씩 커졌다. 현대차 연구진이 “20년 전 중형 세단 NF쏘나타를 뛰어넘는 차체”라고 자신하는 수치다.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차체 강성도 프리미엄 대형 세단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차체 전체에서 1GPa급 이상 초고장력 강판이 차지하는 비율을 전작 대비 6.1%포인트 높인 58.7%로 확대했고, 평균 인장 강도는 718MPa로 4.7% 증가했다.
‘P 버튼 한 번으로 멈춘다’…급발진 공포에 현대차가 내놓은 답
8세대 아반떼에는 현대차 최초로 ‘전자식 변속레버(SBW) P단 긴급 제동’ 기능이 탑재됐다. 주행 중 예기치 못한 급가속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가 변속레버의 P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차량을 감속·정차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작동 방식은 직관적이다. P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가속이 제한되고 네 바퀴에 유압 제동이 동시에 작동한다. 차량 속도가 시속 1km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가 자동으로 체결돼 완전 정차를 돕는다. 고령 운전자나 페달 오조작 상황에서의 사고 회피 수단을 확장한 기술로, 향후 타 브랜드로의 확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영역에서도 현대차 최초의 기술이 더해졌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2)’는 기존 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 중심이었던 적용 범위를 일반도로까지 확장했다. 과속 단속 구간, 과속방지턱, 교차로 등 특정 구간에서 자동으로 감속하고, 구간을 통과하면 설정 속도로 복귀한다. 과속 단속 카메라와 방지턱이 곳곳에 산재한 국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SFD3·HRS2·하이브리드 157마력…’중형·대형 세단’ 기술의 하향 이식
승차감을 좌우하는 서스펜션에도 상급 차종의 기술이 이식됐다. 전륜 서스펜션에 도입된 ‘주파수 감응형 밸브(SFD3)’는 노면 진동 상태를 감지해 감쇠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포트홀처럼 큰 충격(저주파)에서는 감쇠력을 높여 충격을 흡수하고, 자잘한 요철(고주파)에서는 감쇠력을 낮춰 잔진동이 실내로 올라오지 않도록 설계됐다.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HRS2)’는 신형 그랜저와 함께 처음으로 적용됐다. 과속방지턱이나 포트홀 통과 시 쇼크업소버가 급격히 늘어나는 순간의 충격을 유압으로 완화하는 장치다. 가솔린 2.0 모델 후륜에는 ‘하이드로 커플드 토션빔 액슬(CTBA) 부싱’도 추가돼 내부 유체 저항으로 충격 에너지를 흡수한다. 정숙성 확보를 위해 윈드쉴드와 전석 도어에는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타이어에는 흡음재를 덧대 NVH(소음·진동·불쾌감)를 다층적으로 억제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진화도 주목할 만하다. 3세대 스마트스트림 1.6 GDI 엔진과 2세대 6단 DCT 변속기에 최고 출력 45kW의 구동모터(P2)와 1.49kWh 고전압 배터리를 새롭게 조합했다. 배터리 용량이 기존 1.32kWh 대비 12.9% 커지면서 구동모터 출력은 32kW에서 45kW로 41% 올라갔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157마력(PS)으로 기존 대비 16마력 증가했고, 0→100km/h 발진 가속은 5.8%, 80→120km/h 추월 가속은 16.7% 향상됐다. 개발 목표 연비는 17인치 휠 기준 기존 대비 10% 이상 개선으로, 달성 시 공인 복합 연비 21.1km/L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정부 공인 인증을 받고 있는 단계다.
가격은 2026년 3분기 중 트림·사양과 함께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행 구세대 아반떼 하이브리드 가격(2,523만~3,184만 원)을 기준으로 300만~500만 원 수준의 인상을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