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의 로망 실현되나”… 현대차가 꺼내든 ‘PHEV 픽업’ 카드에 술렁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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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형 픽업트럭 개발
현대차 볼더(Boulder) 콘셉트 / 현대차

현대차가 픽업트럭 시장에 본격 승부수를 던졌다. 모노코크 기반 라이프스타일 픽업 싼타크루즈의 한계를 인정하고, 포드 레인저·도요타 타코마급 보디온프레임(래더프레임) 중형 픽업을 호주와 미국 두 시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신차 출시 계획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보디온프레임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고, GM과의 공동개발까지 검토하는 전략적 대전환이다. 후발주자임을 자인하면서도 “화려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밝힌 현대의 자신감, 그 근거는 무엇인가.

싼타크루즈의 실패가 만든 전략 전환

현대 호주법인 COO 개빈 도널드슨은 공개석상에서 “우리가 파티에 늦게 왔다는 것을 안다(late to the party)”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올바른 파워트레인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준비 중인 차량은 싼타크루즈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싼타크루즈는 크로스오버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돼 고견인·고적재를 요구하는 본격 작업용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새 픽업은 보디온프레임 구조를 채택, 포드 레인저·BYD 샤크 6와 직접 경쟁할 상용·레저 겸용 풀사이즈 UTE로 기획됐다.

PHEV·EREV 탑재, GM 공동개발 ‘유력 1순위’

현대차 중형 픽업트럭 개발
현대차 볼더(Boulder) 콘셉트 / 현대차

파워트레인 전략이 핵심이다. 도널드슨은 내연기관 단독 구성은 주력으로 삼지 않겠다고 못 박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또는 확장형 전기차(EREV)를 유력 방향으로 제시했다. 전기모터가 제공하는 즉각적인 토크는 트레일러 견인 출발 시 큰 강점이 된다.

그러나 딜레마도 존재한다. 대용량 배터리와 모터가 더해지면 차량 무게가 늘어 적재중량(페이로드)과 견인능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도요타가 PHEV 하이럭스 도입에 신중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는 이 물리적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과 관련해선 GM과의 공동개발, 또는 기아 타스만의 래더프레임 공유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며, 업계 소식통들은 GM 협업을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옵션으로 꼽는다. 호주형 UTE는 2027년 공개, 늦어도 2027년 말~2028년 출시가 유력한 타임라인으로 정리된다.

벤치마크는 BYD 샤크 6,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현대가 직접 벤치마크로 지목한 BYD 샤크 6의 스펙은 만만치 않다. 1.5L 터보 + 듀얼 전기모터 AWD 구성으로 시스템 출력 321kW·토크 650Nm을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은 5.7초에 불과하다. 브레이크드 트레일러 견인능력은 3,500kg으로 기존 디젤 픽업 표준 수준을 맞췄고, 호주 출시 가격은 5만5,900~6만2,900호주달러선이다.

시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2026년 상반기 BYD 샤크 6 글로벌 수출 물량의 47%가 호주 판매였고, 6월 한 달만 놓으면 수출량의 무려 85%가 호주에서 소화됐다. 현대가 새 UTE로 호주 시장에 진입할 때쯤이면 샤크 6는 더욱 굳건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Boulder 콘셉트와 미국 픽업, 2030년을 겨냥하다

현대차 중형 픽업트럭 개발
현대차 볼더(Boulder) 콘셉트 / 현대차

호주 전략의 큰 그림 너머엔 미국 시장이 있다. 현대는 올해 4월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한 Boulder 콘셉트를 기반으로, 2030년경 미국 중형 픽업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예상 시작가격은 약 3만5,000달러(약 4,700만 원)로, 타코마·레인저와 직접 경쟁하는 포지셔닝이다.

Boulder 플랫폼은 현대 최초의 보디온프레임 아키텍처로,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EREV·순수 EV까지 수용 가능한 멀티 에너지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해당 픽업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인하우스 생산할 예정이며, 북미 소비자가 요구하는 오프로드 성능과 견인능력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호주형 UTE와 미국형 픽업은 별개의 모델이지만, 플랫폼·파워트레인·브랜드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큰 그림’이다. 호주에서의 하이브리드 UTE 성과와 시장 반응이 미국행 픽업의 최종 사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파워트레인 혁신과 플랫폼 전략으로 뒤집으려는 현대의 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아 타스만의 부진을 반면교사 삼아 파워트레인 다양화와 규제 대응까지 꼼꼼히 설계한 이번 프로젝트가, 글로벌 픽업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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