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빙수 전쟁’ 본격 개막…제주 애플망고가 여름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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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빙수 전쟁
시그니엘 서울 망고 빙수 / 롯데호텔앤리조트, 연합뉴스

여름이 오기도 전에 특급호텔들이 먼저 움직였다. 서울신라, 조선 팰리스, 시그니엘, 포시즌스 등 국내 주요 특급호텔이 5월부터 잇달아 프리미엄 빙수를 출시하며 이른바 ‘빙수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단순한 계절 메뉴가 아니다. 금박 장식, 분자요리 기법, 주류 페어링까지 가세한 이 경쟁은 우리 사회의 소비 문화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제주 애플망고, 호텔 디저트의 주인공이 되다

올여름 특급호텔 빙수 경쟁의 핵심 식재료는 단연 ‘제주 애플망고’다. 서울신라호텔은 이달부터 애플망고 빙수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제주신라호텔은 본격 출하 시즌보다 앞당겨 미니 애플망고를 활용한 ‘쁘띠 애플망고 빙수’를 선제 출시했다.

조선 팰리스는 제주산 애플망고에 라임 제스트와 금박 장식을 더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시그니엘 서울은 눈꽃 형태의 우유 얼음 위에 금가루를 올리고 망고 퓌레, 마스카르포네 치즈 소스를 곁들이는 등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구성을 선보였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한발 더 나아가 분자요리 기법으로 제작한 ‘망고 스피어’를 적용해 미식 경험을 극대화했다.

호텔가 빙수 전쟁
조선 팰리스 망고 빙수 / 조선호텔앤리조트, 연합뉴스

‘스몰 럭셔리’가 만든 시장…숫자로 확인된 성과

이 현상의 배경에는 분명한 시장 신호가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2025년 시그니엘 부산의 망고 빙수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시그니엘 서울도 같은 기간 5% 성장했다.

이는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스몰 럭셔리란 고가의 명품이나 여행 대신, 고급 카페나 호텔 디저트처럼 비교적 소액으로 럭셔리 경험을 충족하는 소비 방식이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이 트렌드는 SNS 인증 문화와 결합하면서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냈다. 빙수 한 그릇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호텔은 그 흐름을 정확히 읽었다.

차별화 전쟁…국내 지역 농산물까지 가세

경쟁이 치열해지자 호텔들은 각자만의 차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신라호텔은 빙수에 와인을 곁들인 ‘빙바인’, 위스키를 조합한 ‘빙스키’, 샴페인 페어링 ‘빙버블’ 등 주류 결합 메뉴를 선보여 미식 경험의 영역을 확장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제주 애플망고에 더해 전남 나주산 배를 활용한 시나몬 배 빙수로 지역 프리미엄 농산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초콜릿으로 수박씨를 표현한 수박 빙수로 재미 요소를 더했고, 파라다이스시티는 일본 우지 말차와 시칠리아식 그라니따를 결합한 이색 메뉴를 출시했다. 한국산과 세계 식재료를 아우르는 퓨전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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