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남성이 미혼보다 더 많이 마신다…성별·혼인 상태로 갈리는 한국인 폭음 지도

댓글 0

한국 폭음률
뉴스1

결혼하면 건강해진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적어도 음주 습관에 관해서는 그렇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남성의 폭음률이 미혼 남성보다 오히려 높았다. 여성은 정반대였다. 같은 한국 사회 안에서 성별에 따라 음주 패턴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일 ‘연간 음주자의 월간 폭음 경험과 만성질환 유병’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4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폭음률은 남성 56.7%, 여성 33.4%로 집계됐다. 월간 폭음이란 최근 1년 동안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을 월 1회 이상 마신 경우를 뜻한다.

10년 만에 뒤집힌 성별 음주 풍경

10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의 방향이 선명하다. 2015년 남성 폭음률은 61.8%였지만 2024년에는 56.7%로 5.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31.2%에서 33.4%로 꾸준히 올랐다.

성별 격차도 좁혀졌다. 10년 전 30.6%포인트였던 격차는 지금 23.3%포인트로 줄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음주를 금기시하던 문화가 약해지고 경제활동 참여가 늘면서, 회식과 술자리가 여성에게도 일상적 공간이 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폭음률
질병관리청, 연합뉴스

기혼 남성·미혼 여성이 각각 ‘고위험군’

혼인 상태별 수치가 특히 눈길을 끈다. 남성은 기혼군의 폭음률이 58.9%로 미혼군(51.9%)보다 높았다. 그중에서도 사별·이혼·별거 등 배우자 없이 혼인 경력만 있는 남성의 폭음률은 62.5%로 전체 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가정 해체 이후 심리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이 폭음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보여주는 수치다.

여성은 정반대다. 미혼 여성의 폭음률은 41.5%로, 기혼 여성(배우자 있음 28.0%, 없음 26.9%)을 크게 웃돌았다. 결혼 후 임신·양육에 따른 음주 회피, 가정 내 역할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여성은 20~30대이거나 고졸 이상의 교육 수준을 가진 경우 폭음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폭음과 만성질환…남성에게 더 뚜렷한 위험 신호

한국 폭음률
연합뉴스

폭음 경험자와 비경험자의 만성질환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남성 폭음자에서 고혈압과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여성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것이 여성의 음주가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남성의 경우 현재 흡연자이거나 에너지를 과잉 섭취하는 사람에서 폭음률이 높았고, 여성은 20대와 흡연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폭음은 적정량의 음주에 비해 만성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 문제 위험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