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바뀌어도 범죄는 줄지 않는다. 음주운전 처벌을 대폭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6년여가 지났지만, 재범률은 여전히 40%대에 머물고 있다.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10년간 재범률 43.9%…법 시행 전후 ‘큰 차이 없어’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경찰 및 자사 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음주운전 재범사고 및 동승자 실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음주운전 재범률은 43.9%로 집계됐다. 음주운전·측정거부를 2회 이상 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이른바 ‘윤창호법’이 2019년 6월 시행됐지만 재범률은 크게 꺾이지 않았다.
법 시행 전인 2018년 재범률은 44.7%였고, 2024년에는 43.1%로 내려왔다. 1.6%포인트 감소에 그친 것이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15년 24만3천 건에서 2024년 11만8천 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단속 건수는 줄었지만, 한번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 다시 핸들을 잡는 비율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동승자 있으면 사고 더 위험…신호위반·차로변경 급증
음주운전의 또 다른 위험 요소는 ‘동승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삼성화재 보험 접수 건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음주운전 사고의 약 12%에 동승자가 탑승해 있었다. 경찰청이 집계한 음주운전 사고 7만1천279건에 대입하면 약 8천625건의 사고에 동승자가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동승자가 있는 음주운전 사고는 운전 판단이 개입되는 유형의 사고 비중이 단독운전보다 현저히 높았다. 차로변경 사고 비중은 18.2%로 단독운전(12.5%)보다 5.7%포인트 높았고, 신호위반은 2.3%포인트, 교차로 통행위반은 3.5%포인트 각각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동승자와의 대화나 개입이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판단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동승자 검거는 11%뿐…일본은 ‘주류 제공자’까지 처벌
현행법은 동승자의 방조 행위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형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동승자 추정치의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추정 동승자 대비 방조 혐의 검거 비율이 11%에 그쳤다는 의미로, 실제 방조 여부 판단과는 별개로 제재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반면 일본은 동승자뿐 아니라 주류 제공자, 차량 제공자까지 형사처벌은 물론 벌점 부과와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병행하고 있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혼자 저지를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주변인의 공동 책임을 엄격히 묻는 구조다. 유상용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음주운전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주변 환경과 함께 형성되는 구조적 문제”라며 “방조 행위에 명확한 처벌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