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주유소 앞에서 망설이던 소비자들이 이제 카탈로그 대신 연비 표를 먼저 펼치는 시대가 됐다. 성능도, 디자인도 아닌 ‘유지비 절감’이 자동차 구매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고연비 하이브리드와 고전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반떼 21.1km, ‘리터당 20km’ 시대를 열다
국내 브랜드 연비 1위는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다. 복합연비 21.1km/L라는 압도적인 수치는 동급 최강의 효율성을 자랑하며, 2500만 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더해져 실속형 세단의 기준을 새로 썼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 1~2월 판매 부진을 딛고 3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9.9% 반등하는 저력을 보였다. 연비 경쟁력이 가격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 속에서, 소비자들의 재평가가 판매 수치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2위는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로 복합연비 20.2km/L를 기록했다. 니로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6% 급증하며 ‘스테디 셀러’의 위상을 다시 확인시켰다.
소형 SUV 하이브리드, 세단급 연비로 시장 흔든다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19.8km/L)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 대비 무려 134.8% 폭증했다. 넓은 실내 공간과 세단급 연비를 동시에 갖춘 소형 SUV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터진 것이다. 기아 셀토스 하이브리드(19.5km/L)도 같은 흐름을 탔다.
셀토스는 지난달 전체 4938대가 판매되며 소형 SUV 세그먼트 1위를 기록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1900대를 차지하며 전월 대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판매의 38.4%가 하이브리드로 채워진 셈이다. 최근 추가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셀토스의 상품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중형 세단도 반격에 나섰다. 기아 K5 하이브리드(19.8km/L)는 3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34.7% 증가했고,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19.4km/L)도 같은 기간 9.3% 늘었다. SUV 중심으로 재편됐던 내수 시장에서 연비 경쟁력을 내세운 세단이 다시 존재감을 키우는 흐름이 주목된다.
전기차 전비 경쟁, 아이오닉6가 선두…기아도 추격
전기차 시장에서는 ‘kWh당 몇 km’를 뜻하는 전비(電費)가 핵심 경쟁 지표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 아이오닉6는 6.3km/kWh라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비를 기록 중이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차체 설계가 전비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캐스퍼 EV(5.8km/kWh)와 코나 EV(5.5km/kWh)도 고효율 전기차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EV3(5.4km/kWh), EV4(5.8km/kWh), EV5(5.5km/kWh)를 잇달아 선보이며 전비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