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짜리 티켓이 500만원?”… 71억 벌어들인 ‘암표 카르텔’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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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프로야구 암표 수사
3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 LG의 개막전 / 연합뉴스

2026 KBO 리그가 개막하자마자 암표 시장이 폭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1일,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진행한 암표 신고·모니터링을 통해 총 1만 6000여 건을 적발하고, 고액·다량 의심 사례 186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3월 28~29일 개막전을 전후로 암표 거래가 급증했다. 정가 대비 최대 13배에 달하는 고액 거래와 동일 계정을 활용한 조직적 대량 선점·재판매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매크로에 신분 변조까지…암표 카르텔의 기술적 진화

이번 적발 사례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경찰이 검거한 71억 원 규모의 암표 카르텔이다. 조직원 16명이 검거되고 3명이 구속된 이 사건에서는 20만 원짜리 티켓이 500만 원, 원가의 25배에 재판매됐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경찰 '암표 근절' 캠페인 | 연합뉴스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경찰 ‘암표 근절’ 캠페인 / 연합뉴스

조직은 ‘진화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예매 시스템을 자동화했을 뿐 아니라, 예매처 보안을 우회하는 기술까지 갖췄다. 1명이 한꺼번에 126장을 독점하고, 현장 신원 확인을 피하기 위한 독자적 신분 변조 시스템까지 운영하는 등 범죄 수법이 고도화됐다. 1309명이 참여한 SNS 단체방을 통해 단속 정보와 매크로 기술을 실시간 공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공급 부족이 부른 가격 폭등…구조적 문제의 핵심

개막전 암표 급증의 구조적 원인은 극단적인 수요·공급 불균형이다. 올해 KBO 리그는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 규모로 진행되지만, 개막전 티켓은 예매 시작 직후 전국 5개 구장에서 대부분 매진됐다.

일반석 정가 5만 8000원짜리 티켓이 최대 30만 원에 거래됐다. 한정된 공급에 폭발적 수요가 몰리는 개막전 특수 구조가 암표 가격 폭등을 부추기는 반복적 패턴이 굳어지고 있다.

정부·KBO, 프로야구 개막전서 암표 근절 캠페인 실시 - 뉴스1
정부·KBO, 프로야구 개막전서 암표 근절 캠페인 실시 / 뉴스1

법·행정·민관 3중 대응…실효성이 관건

문체부는 이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부정 판매자에게 거래 금액의 최대 50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암표는 스포츠 산업의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관람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법 시행 이전이라도 가능한 모든 행정·수사 수단을 동원해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찰청·공정거래위원회·KBO·프로스포츠협회·예매처·중고 거래 플랫폼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단순 경찰 단속을 넘어 예매 시스템 개선, 플랫폼 감시, 산업 자율 규제를 동시에 가동하는 복합 접근이다.

그러나 암표 카르텔의 기술 진화 속도가 행정 조치를 앞서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144경기의 긴 시즌이 펼쳐지는 동안 정부의 상시 모니터링과 법적 제재가 실질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2026 KBO 시즌 내내 그 실효성이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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