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비상등”… 환율 1500원대 고착화가 우리 경제에 미칠 ‘진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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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여파
30일 인천국제공항 환전소 / 뉴스1

중동 전쟁이 확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3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향후 3~6개월간 1500원대를 웃돌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제시됐다. 미국 지상군 투입 가능성과 예멘 후티 반군의 전선 확대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환율이 최고 15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처음 1500원을 돌파한 이후, 24일과 25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150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30일 환율은 전일 대비 6.8원 오른 1515.7원을 기록했으며,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종가(1424.5원)와 비교하면 91.2원이나 상승한 수치다.

무역협회 “봉쇄 3개월 이상이면 고환율 6개월 지속”

한국무역협회가 31일 발표한 ‘달러·원 환율 변동 요인과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환율이 3~6개월간 1500원대를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해·호르무즈 '쌍방 봉쇄' 위기…韓 수출·공급망 '마비' 우려 | 연합뉴스
홍해·호르무즈 ‘쌍방 봉쇄’ 위기…韓 수출·공급망 ‘마비’ 우려 / 연합뉴스

보고서는 이 시나리오가 국제유가 상승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현실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전환, 공급망 차질로 인한 실물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모두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선을 상단 1530원, 하단 1390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전쟁이 국지전에 머물고 3개월 내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도 환율은 상반기 1500원 내외에서 등락한 뒤, 이후 1400원대 중후반으로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해·수에즈까지 막히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 전면화”

시장에서는 한층 강경한 전망도 제기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이 의회 승인을 통해 2개월 이상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홍해·수에즈 운하까지 해상 운송 차질이 확대될 경우 환율이 155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봉쇄 한달' 수백억 손실…항공·해운 2Q부터 손실 본격화 - 뉴스1
호르무즈 봉쇄 한달’ 수백억 손실…항공·해운 2Q부터 손실 본격화 / 뉴스1

그는 2023년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당시 물류비용이 급등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기존에는 홍해 우회 운송을 전제로 일부 충격이 완화됐지만, 우회로마저 막히면 비용 상승이 전면화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1550원대 상승 확률은 현재로선 낮게 본다”며 “현재 환율 상승은 외화 수급 훼손보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선반영된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너지·공급망 동시 압박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LNG의 20% 안팎을 중동에서 조달하는 만큼, 봉쇄 장기화 시 에너지 비용과 물류비가 동시에 치솟을 수 있다. 중동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나프타는 2월 말 대비 이미 67%나 급등한 상태다.

무역협회 보고서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관세 휴전 종료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될 경우, 달러 강세 요인이 이어지며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완만하게 조정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전문가들은 전쟁 확전 여부와 미국의 군사 개입 수위가 향후 환율 경로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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