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년 만의 전면적인 약가 제도 개편을 공식 확정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복제약(제네릭)과 특허 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확정안의 산정률 45%는 지난해 11월 초안에서 제시됐던 40% 대비 5%포인트(p) 상향된 수치다. 그러나 제약업계가 수익성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해온 48.2%에는 미치지 못해 업계의 우려는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11년 단계적 인하…혁신형엔 우대 특례
이번 개편안은 이미 등재된 약제를 등재 시점(2012년 기준)에 따라 그룹으로 나누고, 2026년부터 2036년까지 11년에 걸쳐 연차별·단계적으로 약가를 조정하는 구조다. 한꺼번에 인하하는 대신 충격을 분산시키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다만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산정률 49%를 적용하고 4년의 특례기간을,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47%와 최대 3~4년의 특례기간을 각각 부여한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산업 혁신을 유도하는 한편,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 2조4000억 원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 직결 타격”…탈 급여 전환 우려
제약업계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영업이익 저하로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인건비·원료비·물류비가 지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및 환율 동반 상승까지 겹쳐 체감 손해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약사가 몇 년이 걸리는 R&D 투자보다 비급여 의약품이나 미용 의료기기 등 ‘탈 급여’ 분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과 일자리 감축 같은 부작용도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정부-업계 시각차 여전…비대위 본격 대응
복지부는 이번 개편으로 약가 제도를 주요국 수준으로 선진화하고,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기간도 최대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해 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약가유연계약제 확대(2026년 2분기~)를 통해 신약의 신속 급여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단계적 인하가 충격 분산 효과는 있겠지만, 혁신형·준혁신형 기업에 대한 정책 혜택도 단순 완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