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란’ 악몽 되풀이되나…집주인도 세입자도 옴짝달싹 못 하는 서울 부동산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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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증가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출처-뉴스1

서울 전세시장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한 세입자들의 ‘눌러앉기’가 확산되며 시장 매물이 급감하는 동시에, 신규 계약에서는 신고가가 잇따르며 가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수요는 유지된 채 공급만 쪼그라드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지표 곳곳에서 과거 전세 대란 시기와 유사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갱신계약 비중 48%…2021년 이후 최저 매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은 48.2%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41.2%)보다 7%포인트(p) 오른 수치로, 전체 계약의 절반가량이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으로 채워지고 있다.

실제 매물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달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8075건으로, 1년 전 대비 38.9% 감소하며 2021년 1월 이후 5년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초 2만3000여 건에서 불과 두 달 사이 1만7000건대로 떨어진 것이다.

발언하는 김윤덕 장관 | 연합뉴스
발언하는 김윤덕 장관 / 연합뉴스

여기에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신규 전세 물량 유입도 막혔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역시 2만9161가구로 지난해(4만2611가구)보다 31.6% 감소할 전망이어서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신고가 속출에 전셋값 56주 연속 상승

매물 감소와 수요 집중이 맞물리며 전셋값은 5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원구 월계동 롯데캐슬루나 전용 127㎡는 지난달 7억7000만 원에 계약되며 해당 면적 최초로 7억 원대를 돌파했다. 직전 최고가(6억8000만 원) 대비 단번에 1억 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마포구 망원동 마포한강아이파크 전용 84㎡ C타입도 지난달 10억 원에 거래되며 5개월 만에 1억 원이 뛰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1월 기준 6억6948만 원으로 1년 전보다 5.8% 상승했다.

수급지수 ‘4년 만의 최고’…정부 ‘기우’ vs 시장 ‘경고’

수급 지표는 더욱 뚜렷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66.8을 기록하며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수급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세입자 눌러앉고 신규 계약 신고가…전세대란 신호 뚜렷 - 뉴스1
세입자 눌러앉고 신규 계약 신고가…전세대란 신호 뚜렷 / 뉴스1

한국부동산원 서울 전세지수도 100.6으로 2월 이후 기준선(100)을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다. 전세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정부는 전세난 우려는 ‘기우’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보다 전세가가 더 오를 수는 없다”며 “부동산 시장을 하향 안정화 추세로 유도하는 것이 전월세 무주택자에게 이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반대 진단을 내놓는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매물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세 대란 당시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고, 시장 불안도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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