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 악재’에 코스피 5% 급락…17년 만에 환율 1,51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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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의 충격파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23일 코스피는 오전 10시 52분 기준 전장 대비 283.43포인트(4.90%) 급락한 5,497.77을 기록하며 올해 최대 낙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유가 폭등과 환율 급등,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약화라는 ‘삼중 악재’가 동시에 터지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투매를 촉발했다.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까지 발동되며 시장의 충격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호르무즈 봉쇄 공방…유가 114달러까지 치솟다

이번 급락의 도화선은 미국과 이란의 정면충돌 우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에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은 즉각 발전소 재건 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하루남은 트럼프의 '최후통첩'…"호르무즈·에너지시설이 끝판" | 연합뉴스
하루남은 트럼프의 ‘최후통첩’…”호르무즈·에너지시설이 끝판” / 연합뉴스

이 같은 긴장 고조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114.35달러까지 치솟으며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그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이 국내 증시 낙폭을 여타 국가보다 크게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달러 강세·금리 인하 포기 선언…악재의 연쇄 반응

중동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510원을 돌파했다. 이는 17년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자산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효과를 내며 매도세를 한층 부추겼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방송에서 “유가 상승과 중동 갈등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돼 금리 인하 입장을 접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추가 충격을 줬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축소되면서 글로벌 채권·주식 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중됐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65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9,78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3조6,744억원을 순매수하며 홀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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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충격 vs 장기 하락…전문가 시각 엇갈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쟁 장기화 여부를 둘러싼 시각이 엇갈린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과거 중동 분쟁에서는 초기 공포 심리가 정점에 달한 직후 비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1990년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 개입 직후 3개월 내 유가가 50% 이상 급락하며 글로벌 증시가 ‘V자’ 반등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전쟁 뉴스 흐름이 미국 중앙은행 정책 전환 불확실성과 맞물리면서 단기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나증권은 호르무즈 해협이 30일 이상 완전 봉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시 코스피가 최대 2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 펀더멘털이 증시 하단을 지지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 분기 대비 61% 증가한 132조원으로 실적 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 급락보다는 실적주 중심의 개별 종목 장세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중동 변수 수혜 업종으로 조선, 기계, 유틸리티, 운송, 철강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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