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랫동안 시장의 기대를 짓눌렀던 ’20만 전자’ 벽을 다시 뚫었다. 3월 18일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19만3,900원) 대비 4.18% 급등한 20만2,000원에 거래되며 심리적 지지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시각 3.51% 오른 100만4,000원에 매매되며 ‘100만 닉스’ 고지를 되찾았다. 국내 반도체 양대 대형주가 동반 급등하며 전기·전자 업종 전체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마이크론 신고가가 쏘아 올린 훈풍
이날 급등의 직접적 도화선은 뉴욕증시에서 날아왔다. 마이크론이 오는 1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4.50%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 한국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마이크론의 주가 상승은 AI 메모리 칩 수요 개선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 상승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핵심 부품 공급사로서 이 흐름의 직접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외국인·기관 ‘사자’ vs 개인 ‘팔자’…엇갈린 셈법
수급 측면에서는 투자 주체 간 뚜렷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41억원, 1,294억원을 순매수하며 총 1,835억원의 매수세를 집중시켰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693억원을 순매도하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같은 구도가 반복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8억원, 1,13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한 반면, 개인은 1,355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반도체 부문의 장기 성장성을 평가하는 것과 달리, 국내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단기 수익 실현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상 최고 실적 속 ‘조건부 긍정’ 평가
삼성전자의 2025년 4분기 영업이익은 20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333.61조원, 순이익은 44조2,600억원에 달하며 펀더멘탈 개선이 수치로 확인되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해석에 신중론도 제기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은 27.4배로, 동종업체 평균(18.6배)과 아시아 기술주 평균(22.1배)을 모두 웃돈다. 업계 분석가들은 ”현재 주가에는 이미 높은 성장이 반영되어 있어,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되어야만 공정가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