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급 가뭄이 심화되면서 청약시장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국민평형 분양가가 18억 원에 달하는 단지에도 수천 명이 몰렸고, 7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무순위 청약에는 21만 명이 신청하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됐다.
16일에는 래미안 엘라비네 특별공급과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 무순위 청약이 흥행했고, SH 마곡지구 17단지 특별공급은 12~13일 접수 결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급 절벽 속에 ‘희소한 신축’을 선점하려는 무주택자들이 대거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강서구 첫 래미안, 30대 1 경쟁률로 특공 흥행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을 통해 공급하는 ‘래미안 엘라비네’의 특별공급에 135가구 모집 대비 4098가구가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30.4대 1이다.
유형별로는 생애 최초 모집이 26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혼부부 1249명, 다자녀 가구 169명, 노부모 부양 19명, 기관 추천 18명 순이었다. 실수요 성격의 생애 최초 신청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분양가는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17억 300만~18억 4800만 원으로, 지난 2024년 12월 분양된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14억 원대)보다 약 4억 원 높다. 그럼에도 흥행에 성공한 것은 9호선 신방화역 초역세권이라는 입지와 방화뉴타운 첫 분양이라는 희소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7억 차익’ 줍줍에 21만 명…반값 아파트도 68대 1
같은 날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의 무순위 청약(2가구)에는 총 20만 964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0만 482대 1에 달한다. 전용 59㎡A형(일반공급)에 13만 938명, 전용 59㎡B형(생애최초 특공)에 7만 26명이 각각 신청했다.
분양가는 2023년 최초 분양 당시 가격인 8억 5820만~8억 5900만 원이 그대로 적용됐다. 단순 계산으로 약 7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17일 무순위 청약이 진행되는 전용 84㎡(1가구)는 공급가 11억 7770만 원으로, 지난해 12월 입주권 거래가(20억 3000만 원) 대비 약 9억 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급한 마곡지구 17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특별공급도 흥행에 성공했다. 162가구 모집에 1만 98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67.9대 1을 기록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해 가격을 낮춘 방식으로, 전용 59㎡ 기준 2억 9000만~3억 4000만 원에 공급된다.
공급 30% 급감…입주 절벽이 청약 열기 키워
이번 흥행의 구조적 배경에는 서울 입주 물량 급감이 자리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5976가구로, 지난해(3만 7178가구)보다 약 30% 줄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신축 물량 자체가 희귀해졌다”며 “고분양가에도 청약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늘어나는 것은 공급 절벽의 심각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약진 역시 높은 매매가에 부담을 느낀 무주택자들이 현실적 대안을 찾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