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급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집주인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낮춘 거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3월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체 매물은 7만6638건으로, 2주 전(7만1793건)보다 6.7% 증가했다. 올해 초(5만7001건)와 비교하면 30.7% 급증한 수준이다.
매물 증가와 함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이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2024년 2월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처음 발생한 동시 하락이다.
강남3구·한강벨트 매물 급증…연초 대비 최대 67%↑
매물 증가세는 강남3구에서 두드러졌다. 강남구 매물은 9720건으로 연초 대비 48% 증가했고, 서초구(8636건·36.5%), 송파구(5602건·67.2%)도 증가폭이 컸다. 강남구는 현 추세가 이어지면 이달 중 1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강벨트도 마찬가지다. 성동구(78%)·광진구(57.7%)·강동구(55.9%) 등 전반에서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강동구는 전월 대비 22.0% 증가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청담르엘 13억·헬리오시티 3주 새 4.5억 하락…급매 속출
가격 조정 사례도 잇따른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 84㎡는 지난 2월 54억원에 거래됐는데, 최고가(67억8000만원) 대비 13억8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도 같은 달 최고가 대비 6억원 내린 62억원에 손바뀜됐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31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3주 만에 호가가 27억원까지 내려갔다. 4억5000만원이 빠진 셈이다. 강남구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도 지난달 108.7%에서 이달 93.9%로 14.8%포인트나 급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0.06%)·서초구(-0.02%)·송파구(-0.03%) 모두 하락세이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5주 연속 둔화했다.
양도세 유예 종료 D-57…4월 초가 사실상 마지노선
정부는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할 방침이다. 매수자 잔금 일정을 감안하면 혜택을 받으려면 4월 초까지 매물을 내놔야 한다. 양도세 절세 시한이 다가올수록 매물 출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5억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는 강북·강남 일부 지역에서 40% 이상 증가하는 반면, 강남3구와 한강벨트 중대형 거래는 위축되고 있어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는 “매도·매수자 간 눈치보기와 대출 규제로 실제 하락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어렵고, 일시적 조정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청담르엘 보류지 12가구 중 2가구만 매각되는 등 매수 심리 위축이 확인되고 있다”며 하방 압력이 강남권 인접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