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4.6% 꺾인 라면·식용유 몸값”… 빵과 과자 가격까지 연달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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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한 개에 2천원이 넘는다는 사실에 이재명 대통령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지 9개월여 만에 주요 식품업체들이 실제 가격 인하를 단행하기로 했다. 정부의 압박과 원재료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이례적인 가격 인하 도미노가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식용유·라면 생산업체들이 내달 출고분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두 자릿수까지 인하한다고 보고받았다”며 “국민의 물가 부담 완화와 민생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 4개사와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사조대림, 롯데웰푸드, 동원F&B 등 식용유 6개사가 동시에 가격 인하에 합류한다. 라면 업계의 가격 인하는 2023년 6월 이후 약 2년 9개월 만이다.

라면 41종·식용유 10종 이상 출고가 인하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라면 4개사는 총 41개 제품의 출고가를 약 40~100원 낮출 예정이다. 업체별 인하율은 삼양식품이 평균 14.6%로 가장 높고, 농심 7.0%, 오뚜기 6.3%, 팔도 4.8% 순이다.

농심·오뚜기 라면값 내린다…식용유 가격도 인하(종합) | 연합뉴스
농심·오뚜기 라면값 내린다…식용유 가격도 인하(종합)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농심은 안성탕면·멸치칼국수·쫄병스낵 등 16종을 내리되, 신라면과 새우깡은 이번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오리지널 봉지면·용기면을 내리지만,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은 포함하지 않았다. 팔도는 팔도비빔면·틈새라면 매운김치·왕뚜껑 등 19종을 내린다.

식용유는 출고가 기준 300원에서 최대 1,250원 인하한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는 카놀라유·올리브유 등 해당 품목을 최대 6% 낮추고, 대상은 청정원 계열 3종을 3~5.2% 내린다. 롯데웰푸드와 동원F&B도 대두유를 각각 평균 3%, 5% 인하할 예정이다.

제당·제분 담합 조사가 촉발한 ‘원가 도미노’

이번 가격 인하의 배경에는 정부의 연쇄적인 원재료 시장 개입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제당 3사(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의 담합을 적발해 4,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고, 이후 설탕 가격이 4~6% 인하됐다. 이어 제분사 7개 업체에 대한 밀가루 담합 의혹 심사보고서를 발송하자 밀가루 가격도 4~6%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설탕값은 16.5% 내렸는데 설탕을 쓰는 상품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안 된다”고 발언하며 기업들의 동참을 압박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제도적 관리 틀도 마련했다.

농심·오뚜기·삼양, 라면값 인하 결정 - 뉴스1
농심·오뚜기·삼양, 라면값 인하 결정 – 뉴스1 / 뉴스1

국가데이터처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가공식품 상승폭 둔화의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으며, “다음달 가공식품 상승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수익성 압박 불가피…체감 효과는 시차 존재

식품업계는 고유가·고환율이라는 비우호적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가격 인하를 결정한 만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농심은 2025년 영업이익률 5.3%를 기록했지만, 이번 인하로 5%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농심은 2023년 6월 가격을 내린 이후 영업이익률이 2024년 4.7%까지 하락한 전례가 있다.

아주대 경영학과 이종우 겸임교수는 “원가가 내려간 만큼 식품기업들도 가격을 낮춰줘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정부가 동참 업체에 수출 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두원 심의관은 “출고가 인하가 매장에 바로 반영되기는 힘들고, 기존 유통 물량이 소화되면서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 흐름은 이미 제빵업계로도 번진 상태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지난달 빵·케이크 가격을 내렸고, 이날 해태제과도 인하를 발표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제과 제품의 가격 인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확산 가능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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