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기름값 널뛰기 장세 주의보?…전 세계 원유 20% 묶인 호르무즈 해협의 ‘숨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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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부 장관이 SNS에 올린 단 하나의 게시글이 국제 유가를 출렁이게 했다. 그리고 수분 만에 삭제됐다. 이 해프닝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의 전략과 실제 군사 역량 사이의 간극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3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미 해군이 글로벌 시장에 석유 공급이 지속되도록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호위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언론이 속보로 타전하자 국제 유가는 즉각 급락했다. 그러나 게시글은 수분 만에 조용히 삭제됐고, 하락했던 유가는 일부 회복됐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미 해군이 현시점에서 유조선이나 선박을 호위한 적이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에너지부 장관의 주장을 백악관이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속보] 美에너지장관 "미해군,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성공적 호위" | 연합뉴스
속보] 美에너지장관 “미해군,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성공적 호위”/출처-연합뉴스

봉쇄 선언에서 삭제 사태까지…10일간의 긴장 타임라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3월 2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며 사실상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3일 해군력을 동원해 유조선 호위 작전을 펼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어 3월 9일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 수송을 차단할 경우 “이제까지의 공격보다 20배 강한 공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리고 불과 하루 만에 라이트 장관의 SNS 삭제 사태가 터졌다.

세계 원유 20%의 길목…이란의 비대칭 카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이 좁은 해역은 남쪽으로 오만, 북쪽으로 이란이 위치하며 지리적으로 이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美 호위 작전 일축한 이란…"어떤 함정도 감히 호르무즈 접근 못했다"
美 호위 작전 일축한 이란…”어떤 함정도 감히 호르무즈 접근 못했다”/출처-뉴스1

이란이 내세운 무기는 재래식 전력이 아니다. 알리레자 탕시리 IRGC 해군 사령관은 “미 해군과 동맹국의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움직임은 이란 미사일과 수중 드론에 의해 저지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IRGC 대변인도 “전쟁 중 단 한 척의 미국 선박도 오만만·페르시아만·호르무즈 해협에 감히 접근하지 못할 것”이라며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미사일과 수중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전력은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한 미국에게도 부담스러운 위협이다.

선언과 실행 사이의 간극…전략적 신뢰도가 흔들린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장관의 실언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 선언한 유조선 호위 작전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정보 혼선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행정부 내 커뮤니케이션 체계의 균열이 드러났고, 이는 동맹국과 시장 모두에 불확실성을 심어줬다.

AFP는 이번 게시글 삭제 이후 유가가 일부 하락분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시장이 미국의 실제 군사작전 능력보다 ‘발표 신뢰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에너지 시장을 직접 흔드는 상황에서, 미국의 다음 행보가 어떤 실질적 결과로 이어질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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