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진짜 끝나요?”… 폭락하던 증시, 단숨에 역대 최고 반등 이끈 ‘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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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승
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출처-뉴스1

국내 증시가 전날의 패닉에서 벗어나 극적인 반전을 연출했다. 미-이란 전쟁 발발 우려로 이틀간 19.3% 폭락했던 코스피가 5일 단 하루 만에 490.36포인트(9.63%) 급등하며 5,583.90으로 마감한 것이다. 이는 역대 가장 큰 상승폭으로, 직전 기록(지난달 3일 338.41포인트)을 크게 넘어섰다.

더 놀라운 것은 코스닥시장이다. 전날 14% 급락으로 ‘천스닥(1,000선)’ 붕괴 위기까지 갔던 지수가 이날 14.10% 상승하며 1,116.4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10월 30일(11.47%) 이후 17년 4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하루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409조원이 늘어나 4,604조원을 회복했고, 전날 사상 최고치(80.37)를 기록했던 공포지수 VKOSPI는 8.29% 급락해 73.71로 내려앉았다.

급반등의 세 가지 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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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스1

시장이 극적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간밤 뉴욕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미국 정부의 유가 안정 조치로 원유 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9%), S&P500지수(+0.78%), 나스닥지수(+1.29%)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브로드컴의 1분기 AI 매출 급증과 2분기 전망치 상회 소식이 반도체 섹터 전반의 매수세를 자극했다.

둘째, 이란 정보당국이 제3국을 통해 미 CIA에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며 전쟁이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발언을 근거로 미-이란 군사 충돌이 4주 이내 마무리될 가능성을 제시하며 “과도한 공포심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셋째, 이재명 대통령이 장중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100조원 규모 시장 안정 프로그램 집행을 지시한 점도 매수세를 끌어당겼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7,92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대형주 중심 기술적 반등… 2,572개 종목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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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출처-연합뉴스

전날 11% 넘게 폭락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11.27% 급반등해 19만원선을 회복했고, SK하이닉스도 10.84% 올라 94만원대로 복귀했다. 현대차(+9.38%), 기아(+6.19%), LG에너지솔루션(+6.91%), 삼성바이오로직스(+8.64%) 등 시총 상위 종목이 줄줄이 상승했다. 롤러코스터 증시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미래에셋증권(+15.40%), NH투자증권(+11.28%) 등 증권주도 수혜를 입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급락 장세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반영하고, 심리적 정점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급락했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이 더해진 회복이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된 2,678개 종목 중 96%에 해당하는 2,572개가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5.36%), 전기전자(+11.17%), 건설(+10.96%) 등 모든 업종이 올랐다.

“변동성 극심 구간” 경고… 유가 리스크는 여전

다만 전문가들은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여전히 극심한 상태라고 경고한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이틀 만에 약 1달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전날 급등했던 방산, 해운, 정유 업종도 하락 마감했다”며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글로벌 경기가 양호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이라며 “공급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경기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투자자군별 거동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조 7,92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66억원, 1조 7,15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78억원, 7,416억원을 순매수하며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은 전날 10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가 이날 다시 순매도로 전환하며 섹터별 전략적 재조정을 시사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500원대에 육박했다가 이날 8.1원 내린 1,468.1원으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45조 2,420억원, 15조 5,36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까지 합치면 총 91조원이 넘는 자금이 오갔다. 시장은 당분간 중동 정세와 유가 동향, 그리고 미국 고용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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