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록임대주택 임대료가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등록민간임대주택 규제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서민 주거 안정을 떠받치는 공적 역할을 해왔다”며 정부의 규제 신호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국토교통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서울 등록임대주택 평균 전세가는 2억5741만원으로 같은 해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서울 주택 평균 전세가(4억8508만원)의 53.1%에 그쳤다. 6년 전인 2018년 62.7% 수준에서 9.6%포인트나 더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23일 매입형 등록민간임대주택 사업자 규제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대통령은 5월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등록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 시세 대비 격차 더 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등록임대주택과 일반주택 간 임대료 격차는 비아파트 시장에서 더욱 뚜렷했다. 2024년 등록임대 단독·다가구주택의 평균 전세가는 1억4314만원으로, 일반 단독·다가구주택 평균 전세가(5억314만원)의 28.5%에 불과했다. 반면 등록임대 아파트는 4억1132만원으로 일반 아파트(6억3176만원)의 65.1% 수준이었다.
임대료 상승률도 크게 억제됐다. 같은 기간 서울 일반 아파트 전셋값이 4억6277만원에서 6억3176만원으로 36.6% 오른 반면, 등록임대 아파트는 3억5971만원에서 4억1132만원으로 14.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등록민간임대사업제도가 연간 5% 임대료 상승률 상한을 적용하고, 의무 임대 기간 준수 등을 조건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전세 시장이 폭등하는 가운데 등록임대주택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가로 주택을 공급해왔다”며 “이 때문에 일반 주택과의 시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신호에 시장 급변… 매물 급증
정부의 규제 신호 이후 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발언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2월 23일 5만6219건에서 3월 초 6만6814건으로 18.8% 급증했다. 2025년 서울 빌라 매매 거래량도 3만3458건으로 전년 대비 27.3% 증가했으며, 거래금액은 13조5612억원으로 42.8%나 급증했다.
특히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25년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임대차 거래 13만834건 중 월세가 7만8442건(60.0%)으로 전세(5만2392건, 40.0%)를 앞질렀다. 순수 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분 미만)는 전년 6698건에서 7776건으로 16.1%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작년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며 “규제 논란 속에서 등록임대 사업자들이 투자를 위축시킬 경우, 저가 전세 공급이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적 파트너로 인정해야” vs “규제 필요”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최근 대통령 발언과 달리 등록임대주택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임대료로 서민 주거 안정을 떠받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임대료 인상 제한과 의무임대기간 준수 등 21가지에 달하는 의무를 이행해 공공임대에 준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며 “사업자를 탐욕의 대상으로 몰 것이 아니라 주거 안정을 함께 책임지는 정책적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이미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아파트 등록임대는 2020년 폐지됐으며, 현재 남아 있는 등록임대 아파트는 2026년부터 3년간 자동 말소될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이미 비아파트 중심의 등록임대로 정책을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