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매물 1만 개 쏟아졌다”… 집주인들이 손해 감수하고 ‘선제 매도’ 나선 까닭

댓글 0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출처-연합뉴스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본격화되면서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직전 최고가 대비 10~20% 낮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5월 9일)을 76일 앞둔 시점에서 규제 리스크를 우려한 다주택자들의 ‘선제 매도’가 실제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3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예고대로 5월 9일 종료되며,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 양도에 대해 최고 82.5%까지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보유·양도 단계의 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새 18.8% 급증했다. 1월 23일 5만 6219건이던 매물이 2월 23일 6만 6814건으로 1만 595건 늘어났다. 2025년 연간 13.49% 상승한 서울 아파트값은 2월 들어 0.01% 상승으로 급격히 둔화되며 상승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9일 D-데이…82.5% 중과세 앞둔 ‘공포 매도’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출처-뉴스1

정부는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에 대해 다시 최고 82.5%까지 중과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날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에만 유예가 적용되며, 가계약이나 토지거래허가 전 사전약정 등은 계약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압박도 겹쳤다. 총 13조 원 규모 임대사업자 대출 중 80% 이상이 올해 만기를 맞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 시 RTI(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LTV를 재점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재융자가 거절되거나 상환이 강제될 경우 급매물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에서 낮췄던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다시 상향 조정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면서 고가·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파·강남·목동 줄줄이 하락…29억이 22억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출처-뉴스1

이 같은 규제 압박 속에 서울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직전 거래 대비 두 자릿수 하락한 실거래가가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송파레이크파크호반써밋2차(전용 108㎡)는 이달 초 22억 6000만 원(11층)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 29억 원(2층) 대비 22% 하락했다. 같은 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1월 2일 31억 4000만 원(11층)에서 2월 12일 23억 8200만 원(9층)으로 약 24% 낮아진 거래가 발생했다. 다만 해당 거래는 증여로 확인됐다. 최근 동일 평형대 호가는 26억 원선까지 내려왔다.

강남 자곡힐스테이트(전용 59㎡)는 직전 최고가인 14억 4000만 원(15층)에서 12억 6000만원(6층)으로 12.5% 하락했고, 목동신시가지8단지(전용 54㎡)는 19억 5000만 원에서 18억 원으로 약 7.7% 떨어졌다.

2025년 전년 대비 23.01% 상승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던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 하락 거래가 집중된 점이 주목된다. 광진구·서초구 등 주요 지역은 2월 들어 각각 -0.64%, -0.32% 하락세로 전환됐다.

“당분간 매물 증가 불가피”…이중삼중 압박 지속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적 압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분석가는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더해 실거주 유예 등 보완 방안으로 세 낀 매물까지 출회가 가능해지면서 다주택자 매도 물량의 저변이 넓어져, 당분간 매물 총량 증가는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들은 현재 ‘삼중 압박’ 상황에 직면했다. 보유 단계에서는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 인상 우려가, 양도 단계에서는 5월 9일부터 최고 82.5% 중과세가, 대출 단계에서는 RTI 기준 강화로 재융자 어려움이 각각 작동하면서 “팔 때나 안 팔 때나” 손실을 입게 되는 구조다.

전세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2025년 연간 전세가는 5.6% 상승해 2024년(2.7%)의 2배를 기록하며 5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공급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매매와 전세 시장의 동반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주거 안정성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