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터레이에서 깜짝 공개
벤틀리, 미래 GT 디자인 제시
블루 트레인의 전설을 잇다

롤스로이스도, 페라리도 긴장할 만했다. 클래식의 향기와 미래의 전동 기술이 결합된 초호화 전기 GT가 몬터레이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수많은 이들의 시선이 단 한 대의 차에 쏠렸다. 그 주인공은 벤틀리의 새로운 콘셉트카 ‘EXP 15’다.
몬터레이에서 첫 공개된 벤틀리 EXP 15
벤틀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몬터레이 카 위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콘셉트카 EXP 1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EXP 15는 양산 계획이 없는 전시용 모델이지만, 벤틀리가 향후 전기차 시대에 어떤 디자인 언어를 채택할지를 명확히 드러낸 차량이다.

이 콘셉트카는 벤틀리가 1930년에 제작한 ‘스피드 식스 구르니 너팅 블루 트레인 쿠페’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해당 차량은 당시 벤틀리 회장이었던 울프 바나토가 프랑스를 횡단하는 럭셔리 열차 ‘르 트랭 블뢰’를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로 추월한 전설적인 사건으로 유명하다.
EXP 15는 이러한 역사적 서사를 바탕으로 직립형 그릴, 길고 날렵한 보닛, 뒤로 밀린 캐빈 등 전통적인 GT의 비율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갖춘 실내
EXP 15는 전통적인 외관만큼 실내 구성에서도 파격을 시도했다.

일반적인 좌석 배치 대신 3인승 구조를 채택했고, 도어는 총 세 개만 구성되어 있다. 운전석이 있는 오른쪽에는 문이 하나, 반대쪽에는 문이 두 개 배치돼 독특한 비대칭 설계를 선보였다.
수납공간 또한 주목할 만하다. 탑승객의 수하물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되었다.
이러한 구성은 벤틀리가 추구하는 ‘현대적 코치빌트’ 정신의 연장선이다. 기존 벤틀리 모델들처럼 품격과 장인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전동화 시대에 맞는 새로움을 더했다.
다섯 가지 디자인 원칙으로 정리된 미래
EXP 15는 단지 하나의 콘셉트카에 머물지 않는다. 벤틀리는 이 차량을 통해 향후 자사 전기차들이 따를 디자인 원칙을 제시했다.

그 핵심은 ‘우아한 직선의 비율(Upright Elegance)’, ‘아이코닉 그릴(Iconic Grille)’, ‘끝이 없는 보닛의 라인(Endless Bonnet Line)’, ‘맹수의 근육(Resting Beast)’, ‘권위적 실드형 리어 패널(Prestigious Shield)’의 다섯 가지 키워드로 집약된다.
로빈 페이지 벤틀리 디자인 총괄은 “몬터레이를 찾은 세계 최고의 수집가와 자동차 애호가들 앞에서 EXP 15를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며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은 벤틀리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직접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장면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벤틀리는 영국 크루의 드림 팩토리에서 출발한 EXP 15와 1930년식 블루 트레인 스페셜을 함께 전시해 브랜드의 유산과 미래 비전을 동시에 조명했다.
EXP 15는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해안 도로 ‘17마일 드라이브’에서 촬영돼 그 존재감을 더했다. 넓고 고요한 도로 위에서 우아한 실루엣을 드러낸 이 콘셉트카는 벤틀리 특유의 중후함과 새 시대를 향한 과감함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
벤틀리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이어지는 다음 단계
전시가 끝난 EXP 15는 다시 영국 크루에 위치한 벤틀리의 새로운 3층짜리 디자인 스튜디오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EXP 15는 브랜드의 미래 전기 GT 모델 개발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2019년 공개됐던 EXP 100 GT 이후 처음으로 몬터레이에 등장한 이번 EXP 15는 기념조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벤틀리는 이를 통해 전기차 시대에도 벤틀리만의 존재감, 유산, 그리고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