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누가 돈 갚나요” 빚 탕감 우려 커지는데… 뜻밖의 목소리에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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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연체채권 탕감에 도덕적 해이 논쟁
빚 상환 거부 사례 현장서 급증
성실 상환자들 “누군가 재기 축하할 일”
빚 탕감
빚 탕감 정책 / 출처: 뉴스1

이재명 정부의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배드뱅크) 설립을 두고 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지난 5월 기준 약 92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 명이 증가했다.

정부의 채무 조정 정책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성실 상환자 사례들이 조명되며 사회적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배드뱅크 설립에 ‘도덕적 해이’ 우려 증폭

금융위원회
빚 탕감 정책 / 출처: 연합뉴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개인 연체채권 관리실태 파악과 소멸시효 무분별 연장 방지 등의 개선방향이 논의됐다.

정부는 내달 배드뱅크를 설립해 7년 이상 5000만 원 이하 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정책으로 약 113만 명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일선 현장에서 이미 상환 회피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어차피 정부가 해결해 줄 거니까 지금은 못 갚겠다’며 상환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사정 설명이나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정부 정책을 이유로 내세우며 대응을 피하는 사례가 하루에도 한두 번꼴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잿빛 하늘이 파란색으로 보이기 시작한 순간”

빚 탕감
빚 탕감 정책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일부 사례는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48세 강 모 씨는 8년 전 빚을 갚지 못해 신용카드와 은행 계좌가 모두 정지되고, 독촉 전화가 쏟아지던 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건강 악화로 반년간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카드론과 리볼빙 등으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00만 원이 1000만 원까지 불어나는 건 한순간이었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취업한 곳에서는 오히려 3000만 원의 사기 피해까지 당했다.

그녀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였다. 신복위는 그녀의 4000만 원 빚을 8년에 걸쳐 매월 30만 원씩 갚을 수 있도록 조정해 주었다.

빚 탕감
빚 탕감 정책 / 출처: 연합뉴스

강 씨는 이를 “잿빛 하늘이 파란색으로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월 80만 원짜리 아르바이트부터 식당 설거지, 전단 배포, 마트 시식 행사까지 가리지 않고 일했고, 지난 4월 마침내 모든 빚을 완납했다.

성실 상환자들의 의외의 반응

흥미로운 점은 성실 상환자들의 태도다. 강 씨는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이 억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고, 잘 됐다는 마음뿐”이라며 “제가 혜택을 받지 못했어도, 누군가 다시 설 수 있다면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빚 탕감
빚 탕감 정책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시각은 정부 정책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빚이 예기치 못한 ‘사고’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힘의 불균형을 전제로 채무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겠다”며 “채무자와 금융회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도덕적 해이 논란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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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불어 사는 세상 따뜻한 세상 만들어 가요.
    도덕적 해이한 사람보다 처절한 벼랑에 서있는분들이 더 많잖아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