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해제 직후 거래량 폭증
3040세대 첫 주택 구매 급증
재지정 후 거래 뚝… 관망세 확산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이 달아올랐습니다. 토허제 해제 직후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문의가 왔죠.”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당시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 열기를 이렇게 회상했다.
오랫동안 규제로 얼어붙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오르며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토허제 해제 후 ‘잠삼대청’ 거래 급증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7일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39일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청·청담동)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353건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39일 거래량인 99건에 비해 무려 256.6%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11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잠삼대청 지역 거래량 증가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신고가 거래가 84건으로 직전 39일간(13건)보다 546% 폭증했다는 점이다.
거래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잠실동이 135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표 단지인 리센츠 38건, 잠실엘스 34건, 트리지움 30건 순이었다.
송파 다음으로는 삼성동 86건, 대치동 71건, 청담동 61건 순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3040세대, 생애 첫 주택 구매 러시
이러한 토허제 해제 효과는 특히 3040세대의 주택 구매 행렬로 이어졌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30대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1970명으로 전월(1346명)보다 46.4% 증가했다. 40대도 1052명으로 1월(630명) 대비 66.9%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의 경우 30대 첫 매수자가 1월 95명에서 2월 155명으로, 40대는 38명에서 82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남구와 성동구도 40대 생애 첫 매수자가 각각 33명에서 70명, 18명에서 45명으로 크게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와 함께 금리 인하 기조,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 완화 등이 ‘내 집 마련’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토허제 재지정 후 거래 ‘뚝’… 관망세 짙어져
하지만 토허제 해제 초기의 거래 급증 현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직방의 분석에 따르면 거래량은 조사 기간 첫 주(2월 13일∼2월 19일) 122건을 기록한 후 4주 연속 감소해 5주차(3월 13일∼19일)에는 26건으로 줄었다.
초기 급증했던 수요가 빠르게 해소되는 동시에 매도자들의 호가가 상승하자 수급 불균형이 생긴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가 토허제를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전체로 확대 지정한 이후에는 거래가 더욱 침체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토허제 확대 지정 이후 2주 동안 서초구와 용산구에서는 거래 신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전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내외 경제 변수가 산재해 있어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주택거래 감소와 가격 횡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기존 주택 매매 방식 등 허가 기준의 모호한 방향성도 거래 급감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