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아파트 경매 물량 급증…
시장의 경고등 켜졌다
고금리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그리고 수도권 부동산 경매 시장의 지표가 되어주는 동네가 있다. 바로 서울 노원구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총 3003건의 아파트 경매 중 노원구가 348건(11.6%)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했다.
이는 재건축 호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됐던 노원구가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속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음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와 월계동 성원아파트가 최근 경매에 넘어간 사례다.
상계동의 한 아파트(전용 59㎡)는 4억 3979만 원, 월계동의 또 다른 아파트(전용 49㎡)는 4억 2380만 원에 각각 낙찰됐다.
소유자들은 2금융권 대출과 신용대출을 활용했으나 이자를 갚지 못하고 경매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노원구 경매 물량의 상당수는 2021년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매수된 물건으로 추정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당시 노원구 아파트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대출을 과도하게 활용해 매수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노원구 아파트가 대출 상환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경매로 나오고 있다.
특히, 노원구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으로 매수층 대부분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였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가 급증하며 많은 소유자가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주택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 증가… 투자자들 노원구 주목
노원구의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상승했다. 특히, 90%를 넘는 고가 낙찰 사례가 증가하면서 경매 시장의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원구의 재건축 가능성과 저렴한 초기 투자 비용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완화 기대감 속에서 내년 경매 물량이 올해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경매 물량은 금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금리가 완화되면 경매 시장도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노원구처럼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금리 인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재건축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어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