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한국 주택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4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가 전월 대비 25.3포인트(p) 하락한 63.7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 낙관론이 우세함을 뜻한다. 63.7은 업계 다수가 이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도 기준선 붕괴…전 지역 동반 하락
수도권 지수는 78.2로 전월 대비 16.7포인트 떨어졌다. 서울(87.8)과 경기(76.9)가 각각 12.2포인트, 23.1포인트 빠지며 나란히 기준선(100)을 밑돌았고, 인천(70.0)도 14.8포인트 하락했다.
비수도권의 낙폭은 더 컸다. 전월 대비 27.1포인트 급락한 60.6으로, 광역시(62.6)와 도지역(59.1)이 각각 33.3포인트, 22.4포인트 떨어졌다. 울산(58.8)이 41.2포인트, 충북(45.4)이 36.4포인트 하락하며 지역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가 폭등·금리 상승이 건설 원가·수요 동시 압박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전이 17% 손상되는 등 주요 에너지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금융 여건도 악화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면서 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 4월 자금조달지수(66.1)와 자재수급지수(79.6)는 전월 대비 각각 16.7포인트, 17.0포인트 하락하며 이 같은 여건을 반영했다.
보유세 강화 예고까지…지방 시장 구조적 취약성 노출
대외 불안 요인 외에 정부가 6.3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강화 대책을 예고한 것도 매수 심리를 끌어내렸다. 주산연은 “정책 불확실성이 주택 매수 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주산연은 비수도권의 낙폭이 수도권보다 큰 것에 대해 “지방 주택 시장은 수도권에 비해 수요 기반이 취약해 외부 충격에 더 크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가 백악관에 20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전비를 요청한 상황에서 분쟁 종식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금리 압박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산연은 중동전쟁 장기화와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주택 매수 수요와 사업자 자금 조달 여건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