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쓰레기가 왜 우리 동네에?”… 직매립 금지 한 달, 현장에서 벌어진 기막힌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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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쓰레기 처리
인천 서구 검암동 인근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출처-뉴스1

서울 강남구에서 배출된 종량제봉투 쓰레기가 200km 떨어진 충북 청주의 민간 소각장으로 운반된다. 경기 화성시와 양평군의 생활폐기물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가 시행된 지 한 달, ‘발생지 처리 원칙’은 무색하게도 쓰레기는 오히려 더 먼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12일 수도권 3개 시도와 직매립 금지 제도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1월 한 달간 종량제봉투 생활폐기물 24만 7000톤 중 85%를 공공이, 15%를 민간이 처리했다. 규정 위반 직매립 사례는 없었지만, 공공 소각시설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시는 하루 평균 2905톤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하지만, 4곳의 공공 소각장으로 처리 가능한 양은 2850톤에 불과하다. 부족분 1000톤은 결국 민간 소각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충청권으로 몰린 수도권 쓰레기

서울 도봉구 재활용 선별장/출처-연합뉴스

현재 수도권 11개 기초단체가 비수도권 민간 소각장과 18건의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94%인 10만 4970톤이 충청권으로 향한다. 청주는 화성시, 양평군, 광명시, 강화군, 서울 강남구 등과 연간 2만 6400톤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고양시 쓰레기는 음성으로, 그 외 지역은 당진, 천안, 대덕 등으로 분산됐다. 인천 서구·남동구의 민간 소각장도 서울·경기 10개 지자체로부터 4만 4843톤을 위탁받았다. 인천 민간 소각장 전체 위탁량의 48%가 역설적으로 서울·경기에서 유입된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서울시의 경우 민간 위탁 처리 비용이 공공 대비 약 39% 상승했다. 인천 5개 지역만 해도 올해 민간 위탁 처리비용이 운반비를 제외하고도 약 105억 원에 달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미 허가 용량을 초과해 가동 중인 민간 소각장에 생활폐기물까지 몰리면서 사업장폐기물 처리에 차질이 생기고, 상시 과부하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27개 시설 확충, 3년 6개월 단축 카드

공공소각시설 확충사업 단축방안을 발표하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출처-연합뉴스

정부는 패스트트랙 적용으로 공공 소각시설 확충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27개 신설·증설 사업의 기간을 통상 12년에서 최대 3년 6개월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동일 부지 증설 시 주민지원협의체 의결만으로 입지 선정을 가능하게 하고, 설계·인허가 병행, 환경영향평가와 통합환경인허가 동시 추진 등 행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지방환경청, 한국환경공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원단이 단계별 병목을 관리한다.

소각량 감축도 병행한다. 종량제봉투를 파봉·선별해 폐비닐 등 재활용 가능 자원을 회수하는 공공 전처리시설을 확대한다. 강원 고성군 시범 운영 결과 재활용 가능 자원 회수율이 35% 이상으로 나타나, 향후 전처리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된다. 수도권 3개 시도는 2030년까지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2025년 대비 8% 줄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 다른 비용 전가” 우려 목소리

인천 청라소각장/출처-뉴스1

하지만 현장의 평가는 엄격하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직매립 금지는 결국 또 다른 비용 전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재사용·재활용 확대를 통한 소각 수요 감량 정책으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2021년 직매립 금지 법제화 이후 4년 동안 수도권에는 신규 공공 소각장이 단 1곳도 지어지지 않았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에는 14곳이 신설됐다는 점에서 수도권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이 오늘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민간 위탁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발생지 처리 원칙에 입각한 감량 정책과 공공 소각장 확충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패스트트랙이 실제 효과를 내려면 최소 수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분간 민간 의존 구조와 지역 간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직매립 금지라는 정책 목표는 옳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환경 부담을 누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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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생지 처리 원칙 위반은 옛 고종 아들이 똥구멍 멊어서 사망한 망국의 어리석음 같다 .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 엄중 준수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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