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늘었지만 ‘그들만의 결혼’…학력·직업 따라 갈리는 혼인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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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시장 양극화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 거리 / 연합뉴스

혼인 건수가 늘고 있다. 수치만 보면 반가운 신호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회복의 온기가 모든 청년에게 닿은 것이 아니라, 일부 계층에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5년 직업별 혼인 증가율에서 사무직 종사자가 남편 기준 18.5%, 아내 기준 19.2%로 전체 직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는 남편 3.7%, 아내 4.6% 증가하는 데 그쳤고,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의 혼인은 오히려 감소했다.

학력·직업별 혼인 격차, 수치로 확인되다

학력별 혼인 증가율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대학교 졸업자의 혼인은 남편 12.6%, 아내 12.3% 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자는 남편 6.2%, 아내 4.1%에 머물렀다.

중학교 졸업자의 경우 남편 3.0%, 아내 2.9% 감소해 혼인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단순 노무 종사자와 무직·가사·학생 계층의 혼인 증가율도 사무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소득이 가른 결혼 의지…200만 원의 벽

뉴스1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실시한 ‘제5차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에서 청년층이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소득’을 꼽았다. 월평균 가구소득 400만 원 이상인 경우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았던 반면, 200만 원 미만 미혼자는 22.3%가 ‘나중에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소득 구간 중 유일하게 20%를 넘긴 수치다.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거나 ‘언젠가는 하고 싶다’는 응답 비율도 이 소득 구간에서 가장 낮았다. 소득이 결혼 의지를 직접적으로 좌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139만 원의 결혼 비용 vs 정책 지원의 한계

한국소비자원이 2026년 3월 공개한 ‘결혼서비스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역 결혼서비스 전체 비용은 평균 2,139만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의 혼인 장려금은 최대 300만 원 수준으로 실제 비용의 1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청년들이 스스로 전세자금이나 결혼 비용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청년층과 그렇지 못한 청년층 사이의 격차가 결혼과 출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건이 되는 청년층은 결혼에 진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청년층은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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