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병 ‘폴더블 주름’ 마침내 해결…한국, 글로벌 기술 패권 굳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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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폴더블 주름 해결
(a) 상용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접힘 부위, (b)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시제품의 디스플레이 접힘 부위 / 카이스트

폴더블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화면을 접었다 펼칠 때 가운데 부분에 생기는 주름이 거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주름 문제는 상용 제품에서 꾸준히 지적돼온 과제다.

국내 연구진이 마침내 이 난제에 돌파구를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 연구팀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접힘 부위 주름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4월 20일 밝혔다.

중고 폴더블폰 수십 대 분해…문제의 ‘뿌리’를 찾다

연구팀은 직접 폴더블폰을 사용하며 체감한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연구에 착수했다. 중고 폴더블폰 수십 대를 분해하고 반복 실험을 거친 끝에 문제의 핵심이 디스플레이와 지지판 사이의 ‘접착 영역’에 있음을 밝혀냈다.

기존 구조에서는 화면을 접을 때 힌지 부분 한 지점에 변형이 집중되면서 주름이 생겼다. 연구팀은 이 접착 영역을 혁신적으로 재설계해 변형이 특정 지점에 몰리지 않고 주변으로 고르게 분산되도록 만들었다. 구조는 직관적이고 단순해, 기존 제조 공정에도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KAIST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가운데), 배준한 석사 졸업생 / KAIST, 뉴스1

일직선 빛도 흔들리지 않아…수만 회 접어도 끄떡없다

성능 검증 결과는 인상적이다. 일직선 형태의 LED 조명을 시제품에 비추자, 빛이 굴절되거나 직선이 휘어 보이는 상용 제품과 달리 반사된 빛이 흐트러짐 없이 선명한 일직선을 유지했다. 특히 주름 깊이 0.1㎜ 이하의 미세한 굴곡까지 감지하는 조건에서도 시각적 왜곡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내구성도 우수하다. 수만 회 반복 사용에도 변형이 최소화됐다. 실제 스마트폰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실용성까지 함께 입증됐다.

스마트폰 넘어 태블릿·노트북까지…글로벌 특허로 경쟁력 확보

이번 기술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중국·유럽연합(EU)에도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 교수는 “세계적 기업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한 방식으로 해결했다”며 “노트북과 태블릿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반으로 확산돼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2022년 대덕특구 이노폴리스 캠퍼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주름이라는 작은 불편함에서 출발한 연구가,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판도를 바꿀 씨앗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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