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대체 어떡하려고”…은퇴 준비하던 5060 ‘발칵’, 경고음 떴다

취업 포기한 30대 자녀에 휘청이는 부모들
노후 자금까지 위협받는 5060세대의 비명
경제적 독립 미룬 자녀들로 이중고 겪는 부모
쉬었음 청년
30대 쉬었음 청년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아들이 이제는 구직 활동조차 안 한대요. ‘알아봤자 소용없다’고… 우리 은퇴 준비금까지 꺼내 쓰게 생겼어요.”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 모(58)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기업 퇴사 후 3년째 ‘그냥 쉬고 있다’는 32세 아들을 보며 노후 걱정이 깊어져만 간다.

구직 포기가 청년층을 넘어 30대 경력직까지 번지면서, 은퇴를 준비하던 5060 부모세대마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경력직까지 번진 ‘쉬었음’ 현상, 노동시장 활력 저하의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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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쉬었음 청년 증가 / 출처: 연합뉴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그냥 쉰다’고 답한 30대가 올해 2월 31만 6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4천 명 증가했다.

이는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같은 달 기준 최대 규모다. 더욱 심각한 것은 30대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쉬었음’ 증가세는 2023년 7월부터 본격화됐으며, 15~29세 청년층이 등락을 반복한 것과 달리 30대는 1년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작년 기준 30대 실업자 중 취업 무경험자는 3천 명에 불과한 반면, 취업 경험자는 14만 7천 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쉬었음 청년
30대 쉬었음 청년 증가 / 출처: 연합뉴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실장은 “고용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력직 채용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 경력직들끼리 경쟁하는 현상이 지배적”이라며 “청년층에 이어 이제 경력직의 ‘쉬었음’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 감소, 청년층의 좌절 심화

이런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마저 급감하고 있어 취업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2월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은 전체 897곳 중 65.6%로,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쉬었음 청년
30대 쉬었음 청년 증가 / 출처: 연합뉴스

특히 대기업의 채용 계획 확정률은 54.0%로, 전년 대비 13%P나 감소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규모도 작년 2만 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일반 정규직 중 청년 비중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김성희 교수는 “청년층이 제대로 일할 기회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후 앞둔 부모세대, 성인 자녀 부양으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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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쉬었음 청년 증가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고용시장 위축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성인 자녀들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기준 부모와 함께 사는 20대 캥거루족 비율이 81%로 OECD 36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OECD 평균(50%)의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캥거루족 현상도 30대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 황광훈 부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30~34세 캥거루족 비중이 2020년 53.1%로 2012년 대비 7.2% 증가했다.

미취업자 중 ‘그냥 시간을 보낸다’는 비율도 46.8%로 전년 대비 5.2%나 급증하는 상황에서 은퇴를 앞둔 부모 세대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쉬었음 청년
30대 쉬었음 청년 증가 / 출처: 연합뉴스

황 부연구위원은 “30대 캥거루족 증가로 부모 세대가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 하는 어려움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청년 취업난은 단순한 세대 문제를 넘어 부모 세대의 노후까지 위협하는 사회적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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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캥거루가 왜 독립을 안 하나여 독립해서 뭐라도 해야져 나이가 젊고 시간이 많다라고 생각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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