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8천억 짜리가?”… 세계 최대 ‘초대형’ 프로젝트 소식에, 시민들 ‘환호성’

경주에 들어서는 세계 최대 발전소
8천억 원 투입, 에너지 지도를 바꾼다
지역 경제와 환경,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이 작은 도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 들어선다고?”

천년 고도 경주의 한적한 산업단지에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무려 8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바로 이곳에 건설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경주시 강동면 일반산업단지에서는 경북도와 경주시 관계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기대 속에서 그 거대한 서막을 알리는 착공식이 열렸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와 지방의 명운을 건 거대한 도전이다.

경주에 들어설 ‘에너지 심장’의 정체

2028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발전소의 정체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다. 이름이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원리는 혁신적이다.

보일러처럼 천연가스를 사용하지만, 불을 때 연기를 내뿜는 대신 가스에서 ‘수소’라는 에너지원만 추출한다. 이후 공기 중의 산소와 조용히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드는 ‘첨단 발전기’와 같다.

이 과정에서 연기나 재,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거의 없어 도심에도 지을 수 있는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경주에 들어설 발전소는 총 107.91메가와트(㎿) 규모로, 약 27만 가구가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회사 측은 현재 건설 계획이 발표된 시설 중 단일 부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지방 소멸 막는 ‘단비’…일자리 2천개 생긴다

이번 사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꺼져가는 지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마중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라는 종잣돈을 조성했다. 경주 발전소는 바로 이 펀드의 핵심 투자 사업 중 하나다.

총 8,191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발전소 건설 기간에만 약 2천 명에 달하는 고용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완공 후에도 운영과 관리를 위해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할 계획이어서,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미래 산업의 젖줄, 탄소중립 선도한다

이 발전소는 경주를 넘어 포항, 울산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핵심 산업벨트의 새로운 ‘에너지 심장’이 될 전망이다.

철강, 자동차 등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기존 산업은 물론,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미래 첨단 산업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하게 된다.

ESD홀딩스의 유수경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히 국내용이 아닌 세계 에너지 시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친환경 연료전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성공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주 프로젝트가 국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 그리고 지방 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모범 사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