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였는데”…한국엔 무서운 경고, 중국·일본은 ‘활짝’

삼성전자가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전 세계 상장기업 순위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세계 2천대 기업 명단에 새롭게 진입한 한국 기업의 수가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2024 세계 2천대 기업 명단’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총 61개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중 10년 전인 2014년에는 명단에 없었던 새롭게 진입한 기업은 단 16개로, 전체의 26.2%에 불과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2천대 기업 중 676개, 즉 33.8%가 신규 진입 기업으로 나타나, 한국 기업의 신규 진입률이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수 상위 10개국 중에서는 중국이 59.3%로 가장 높은 신규 진입률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인도(42.3%)와 미국(37.5%)이 이었다.

한국은 이들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변화와 혁신 속도가 더딘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전 세계 상장기업 2천대 명단 중 대부분 중하위권에 머무르며 글로벌 경쟁력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61개 한국 기업 중 단 9개 기업만이 상위 500위에 들었으며, 이는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미국은 176개, 중국은 57개, 일본은 45개 기업이 상위 500위 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심지어 한국보다 등재 기업 수가 적은 독일도 18개 기업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500위 내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21위), 현대차(93위), 기아(234위), KB금융그룹(250위), 신한금융그룹(304위), 하나금융그룹(411위), 포스코(412위), 현대모비스(465위), 삼성물산(493위)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조차도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순이익 면에서도 한국은 주요 국가들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한국은 등재된 기업 수 기준으로는 6위를 차지했지만, 이들 기업의 총 순이익은 649억 달러로 12위로 밀려났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은 10억 6천만 달러로, 주요 10개국 중 가장 낮았으며, 전체 평균인 22억 5천만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첨단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의 수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스타 기업이 탄생해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6월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기업 순위에서 매출 28위, 순이익 43위, 자산 122위, 시장가치 2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4위에서 7계단 하락한 21위에 그친 결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음을 보여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2년 373위에서 2023년 437위로 크게 추락한 이후, 2024년 574위로 또다시 순위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