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만에 11원이 넘게 움직였다. 1,50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20일 장 초반 1,489원대로 급격히 되돌아갔다. 이란 전쟁의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이 외환·유가 시장을 동시에 뒤흔든 결과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5분 기준 전날 주간 종가(1,501원) 대비 11.9원 내린 1,489.1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9.0원 내린 1,492.0원으로 출발한 이후 낙폭이 추가로 확대됐다.
트럼프·네타냐후 발언, 시장 심리를 단숨에 바꾸다
이날 환율 급락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간밤 미·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 질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추가 공격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란 가스전에 대한 추가 타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이란 전쟁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직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선을 밑돌아 98.967까지 하락했고, 이후 99.268 수준에서 거래됐다.
장중 120달러 육박했던 유가, 종전 기대에 상승폭 축소
에너지 시장의 진폭도 컸다.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 소식으로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하지만 종전 기대감이 퍼지면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일 대비 1.2% 오른 배럴당 108.65달러로 마감, 상승폭이 상당 부분 반납됐다.
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이 완화된 것이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 우려를 일부 해소시키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동시에 약화된 결과로 분석한다. 달러인덱스 하락과 유가 상승폭 축소가 맞물리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단기간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구조적 약세 속 반등…엔화도 동반 강세
다만 외환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추세 전환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시각을 유지한다. 2026년 6개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49원대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1,489원 수준은 평균보다 여전히 40원 이상 약세 상태다.
달러인덱스가 98선대까지 밀렸음에도 원화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점은, 원화 약세의 배경에 달러 강세 외에도 수출 부진·금리 역전 우려 등 원화 고유의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시장에서는 평가한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3.11원으로 전날(939.86원)보다 3.25원 상승했으며, 엔/달러 환율도 0.229엔 오른 157.917엔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