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투자 약속했더니…美, 한국 기업 발목 잡는 비자 제도 ‘손본다’

댓글 0

미국 비자 제도 개편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25.09.06) / ICE, 뉴스1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정작 현장에 투입될 인력이 비자 문제로 발이 묶이는 역설적 상황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공식 인정하고 제도 개편에 나섰다.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대미 투자 유치 행사 ‘셀렉트USA’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비자 제도를 대폭 개편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명 이상이 체류 자격 문제로 집단 구금된 사태가 발생한 지 약 8개월 만에 나온 미국 정부의 구체적 행동이다.

조지아 구금 사태가 불씨 당겼다

랜다우 부장관은 “현행 비자 제도가 특별한 목적을 가진 방문객들을 환영하도록 설계돼있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직접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조지아주 사태 이후 직접 한국을 방문해 당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한미 비자 워킹그룹이 가동됐으며, 그 첫 성과로 지난해 12월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에 한국 대미 투자기업 전용 비자 창구가 개설돼 운영 중이다. 랜다우 부장관은 “엄격히 집행하는 이민법과 비자법이 투자에 불필요한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500억 달러 약속, 비자가 발목 잡는 구조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 /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후속 협의를 진행 중이다. 루이지애나주 LNG 수출터미널 건설 프로젝트 등이 첫 투자 프로젝트로 거론된다.

문제는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는 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교육을 담당할 한국인 기술자 파견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비자 분류 기준이 불명확해 어느 비자 카테고리에 해당하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지아 사태를 불렀다고 분석한다.

더불어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1일부터 H-1B 비자에 임금 연동 추첨제를 도입하고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등 전반적으로 비자 장벽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유연화’ 신호탄, 실질 효과는 미지수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랜다우 부장관의 발언이 한미 경제협력의 긍정적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제도 개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한다. 한미 비자 워킹그룹의 성과인 전용 창구 운영이 실제 비자 승인률 제고와 처리 기간 단축으로 이어졌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 파견 중심의 인력 운용 모델에서 벗어나 현지 법인 중심의 장기 고용 구조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랜다우 부장관은 이날 미국과 인도 간 무역협정 체결도 매우 임박했다고 밝혀, 미국의 경제·통상 외교가 다방면에서 속도를 내고 있음을 시사했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