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68척이 미국으로 몰린다…아시아발 원유 쟁탈전 “사상 최대 수출 전망”

댓글 0

미·이란 2주 휴전] 발묶인 800여척 호르무즈 통과 시점은 | 연합뉴스
미·이란 2주 휴전] 발묶인 800여척 호르무즈 통과 시점은 /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전례 없는 지정학적 충격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공급망이 막힌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산 원유로 눈을 돌리면서, 이달 미국의 원유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는 4월 미국산 원유 수출 규모가 하루 52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3월 390만 배럴 대비 약 3분의 1 증가한 수치다.

유조선 몰려드는 미국…호르무즈 봉쇄가 부른 구조 변화

현재 빈 유조선 68척이 미국을 향해 항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 한 주간 이동한 유조선(24척)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유조선 선단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요 급증의 핵심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전 세계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면서, 해협 통과 물량의 약 80%를 받아들이던 아시아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호르무즈 통항 기준 필요”…해운사 “선사에만 운항 책임 미뤄” / 뉴스1

WTI 휴전에 급락했지만…전쟁 전보다 여전히 40% 높아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양측이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경고하며 휴전 초반부터 불안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휴전 합의 소식에 16.41% 급락해 배럴당 94.41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 수준이 여전히 전쟁 이전 대비 40% 이상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4년 만에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으며, 디젤은 사상 최고치인 갤런당 5.81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전략비축유 방출, 오히려 역효과?…트럼프의 딜레마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상황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해 1억72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SPR)를 4개월에 걸쳐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에너지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이 조치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케이플러의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국내 유가를 억제하려는 것이 미국산 원유를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분석했다. 저가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공급에 목마른 해외 구매자들을 오히려 더 끌어당기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논리다.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또한 “전략비축유 방출이 민간 재고 보충과 연료 가격 억제에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미국 내 원유 생산이 이를 뒷받침할 만큼 빠르게 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급 확대의 근본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