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까진 조용했지만”
물가 반등, 이제부터 시작일 수도
관세 영향 본격 반영은 5월부터

“물가가 잡혔다고요? 그건 지난달까지만 유효합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이며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5월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숨 고르기…관세는 이제 시작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발표에서 4월 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고 밝혔다.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상승 폭이 줄었다. 겉으로 보기엔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발표한 대규모 관세 조치의 영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가 예고한 관세는 일부는 이미 시행됐지만, 대부분은 90일 유예 기간을 두고 5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비용’들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앞으로 물건을 수입해 오거나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이 올라가면,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관세란 외국에서 들어오는 물건에 붙는 일종의 ‘입장료’와 같은 개념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수입하는 신발이나 장난감에 세금을 더 매기면, 그 제품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
문제는 미국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물건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4월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건, 기업들이 관세 적용 전 미리 물건을 들여놓아 진열해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재고 효과’ 덕분에 일시적으로 물가가 낮게 나온 것일 수 있다.
소비자는 이미 불안감 느끼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결과, 미국 소비자들은 3년 뒤 물가가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보다 가계 상황이 나빠질 것이란 응답도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 ‘3개월 내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이 늘었고, 1년 뒤 실업률이 오를 것이란 전망도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피부로 느끼는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본다. 실제로 휘발유, 등록금, 의료비 등 생활 밀접 비용이 오를 거라는 예상도 많았다.
관세가 실제 물가를 얼마나 자극할지, 그리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분명한 건, 지금의 ‘물가 안정’이라는 분위기는 잠시 스쳐 가는 구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진짜 물가는 이제부터가 시작일지 모른다.
전세계 울가는 벌…써 올랐는데..너네는 무슨 똥배로 그걸 피해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