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피하려면 미국 가야 산다”
31조 쏟아부은 현대차에 쏠린 시선

한국 대기업들이 앞다퉈 미국에 ‘안전지대’를 구축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선제 투자 행보가 본격화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무려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포문을 열었고, 반도체·철강·항공 등 주요 산업군의 기업들도 잇따라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시간 24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 속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현대차 조지아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현대제철의 제철소 건립,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 에너지 분야 협력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현장에서 “현대는 진정 위대한 기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직접 언급하며 ‘투자=면세’ 논리를 강조했다.
반도체·조선·항공 업계도 속속 ‘미국행’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감안할 때, 다른 대기업들도 관세 회피를 위한 ‘현지 진출’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약 54조 원을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5조 6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다.
두 회사 모두 공장 증설보다는 조기 가동 등 효율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도 지난 21일 보잉·GE와의 대규모 항공기 및 엔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2033년까지 총 327억 달러(약 48조 원) 규모로, 여객기 40대와 GE9X 엔진 도입 및 정비 협력이 포함됐다.

트럼프가 예고한 상호 관세는 각국의 무역 불균형과 세제·비관세 장벽 등을 감안해 맞춤형으로 부과된다.
오는 4월 2일 발표가 유력시되며, 한국 역시 주요 타깃 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자동차 품목에 대해 미국과 0%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나, 유럽연합(EU)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여전히 불리한 고지에 서 있다.
트럼프가 강조한 ‘부가세도 사실상 관세’라는 논리에 따르면, 10%의 한국 부가세도 관세 항목으로 계산될 여지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홍지상 동향분석실장은 “트럼프가 현대차에 대한 투자를 환영한 건, 단지 한 기업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한국 전체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관세 방망이’가 내려오기 전, 누가 더 빨리 ‘트럼프 맞춤 투자’를 해내느냐가 관세 생존 게임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패악질하는 민노총 없는 미국으로 대기업 가세요
국민이 민노총에 개고생 해봐야 정신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