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장중 8% 넘게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약 6% 폭등하는 극단적인 장세를 연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311.26포인트(5.93%) 오른 5,563.13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6.14% 급등하면서 오전 9시 6분께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트럼프 ‘전쟁 조기 종료’ 신호에 글로벌 증시 동반 반등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자리한다. 그는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소재 골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 미사일 능력의 약 80%를 제거했다고 주장하며 장기전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이 발언은 글로벌 증시 전반의 안도 랠리로 이어졌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3.33% 상승한 54,484.46을, 대만 가권지수는 3.04% 오른 33,087.71을 기록했다. 당초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동반 상승 마감했다.
유가, 배럴당 119달러서 86달러로…G7 비축유 방출도 변수
국제유가의 움직임은 더욱 극적이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개시된 2월 28일 이후 치솟기 시작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 장중 배럴당 119.48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조기 종전 발언과 G7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맞물리며 현재 86.1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불과 하루 만에 배럴당 약 33달러(27.6%)가 빠진 셈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유가 안정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직결되는 만큼, 증시 반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급 변동성 장세…불확실성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본격적인 안정 국면의 시작인지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유지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폭등하더라도 내일은 또 조정을 받고, 다음날에는 또 급등할 수 있는 역대급 변동성 장세”라고 진단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도 “중동 전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가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 양상이 심화 중”이라며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기간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이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쟁 발발 이전 6~7%에서 최고 40%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발언 등 외생 변수에 선제 대응하려는 수요가 정규장 개장 전 거래를 크게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