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노후 대비책?” 반전 신호 켜졌지만… 여전히 출구 없는 상황에 ‘비명’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소폭 감소
지방 상권은 40% 넘는 공실률
내수침체·온라인 쇼핑 성장 악재
공실률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하락 / 출처: 연합뉴스

“작년까지만 해도 폐업 직전이었는데, 최근 손님이 조금씩 늘어 한숨 돌렸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매출 감소로 폐업을 고민했던 명동의 한 상점 주인의 말이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빈 점포가 줄어들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지방과 신도시 상권은 여전히 심각한 공실률을 기록하며 상가 투자자들의 노후대비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주요 상권, 미약한 회복세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지난 2일 발표한 ‘1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주요 가두 상권 공실률은 평균 15.1%로 지난해 같은 기간(16.5%)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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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하락 / 출처: 뉴스1

작년 100개 점포 중 17개가 비어 있었다면, 올해는 15개로 감소한 셈이다.

홍대 상권은 4.4%포인트 하락한 10.0%를 기록했으며, 청담(-3.4%포인트), 명동(-2.3%포인트), 강남(-1.8%포인트) 순으로 개선되었다.

지난달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집합상가 공실률은 9.14%로 지난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타지역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지방·신도시, ‘공실 쇼크’ 현실화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하락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서울을 벗어난 지역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강원 태백중앙시장 공실률은 43.33%, 광주전남혁신도시 42.23%, 경북김천혁신도시 40.90%로 절반 가까운 상가가 텅 비어있는 실정이다.

신도시 역시 파주 운정신도시(25.14%), 영종신도시(24.63%), 평촌 신도시(24.39%) 등 10곳 중 2곳 이상이 공실 상태로, 인천(8.20%)과 경기(5.75%)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심지어 서울 내에서도 용산역 일대는 37.53%로 가장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으며, 서울대입구역(9.02%→15.01%)과 신사역(4.42%→9.99%) 일대는 직전 분기 대비 공실률이 급증했다.

복합적 원인과 미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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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하락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상가 공실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한 데다, 당일·새벽 배송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의 성장이 오프라인 상권을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대형 리테일이 지역에 들어서면서 유동인구와 소비가 대형 상권으로 쏠리는 현상도 중소 상권의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차태회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대형 리테일의 진출이 주택 가격에는 호재지만, 상가 투자자에게는 악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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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 하락 / 출처: 뉴스1

한국부동산원의 4월 조사에서도 상가 임대가격지수가 0.21% 하락하며 모든 유형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장기 공실 해소를 위한 임대료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권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도 대응에 나섰다. 국토부는 신도시 상업용지 관리개선 연구에 착수했고, 서울시는 상가 의무 비율을 완화하는 규제 철폐를 추진 중이다.

준주거지역 비주거 비율 10% 기준을 폐지했으며, 상업 지역 비주거 비율도 20%에서 10%로 낮출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구조적인 상가 공실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때 안정적인 은퇴 자산으로 각광받던 상가 투자는 이제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 있다.

상가 투자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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