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은퇴 할 수 없어”…다시 시작된 논의에 5060세대 ‘간절한 기대’

노후 소득 공백 두려운 은퇴 세대
현실은 “40대만 돼도 나가라는데…”
찬반 의견 팽팽한 정년 연장 논쟁
정년 연장
정년 연장 논의 / 출처: 뉴스1

“앞으로 2년 후면 회사를 나와야 하는데, 퇴직하면 연금 받을 때까지 어떻게 버틸지 막막합니다.”

정년을 앞둔 김 모(58) 씨는 최근 정계와 노동계에서 다시 불거진 정년 연장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일 노동절을 계기로 정계에서 정년 연장을 사회적 합의로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장년층 사이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정년 연장은 필수”라는 목소리와 “청년들에게 양보하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년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냉소적 시각까지 더해져 논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정년 연장
정년 연장 논의 / 출처: 뉴스1

“소득 크레바스 해소” 필요성 강조하는 찬성파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2045년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될 전망이다.

이 중 2.5명은 75세를 넘는 초고령 인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현실에서 노후 대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난관은 은퇴 후 소득 공백 기간이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3세로, 3년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정년 연장
정년 연장 논의 / 출처: 연합뉴스

2033년부터는 연금 수급 시작 연령이 65세로 상향되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예정이다. 이 기간을 ‘소득 크레바스’라고 부르는데, 차가운 빙하가 갈라진 틈새처럼 노년의 혹독한 현실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3%가 “은퇴 후 소득 공백이 걱정되지만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준비가 잘 되어있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노후 소득원으로는 46.9%가 국민연금을, 16.1%가 예·적금을 꼽아 대다수가 공적연금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현행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의 불일치로 노후 소득 공백이 공식화되어 있어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년 연장
정년 연장 논의 / 출처: 연합뉴스

“청년 일자리 침해”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

그러나 정년 연장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55세 이상 억대 연봉 근로자 1명이 퇴직하면 청년 3명이 취업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청년 백수 100만 명 시대에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동배 인천대 경영대학 교수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이 정년 연장의 직접적 혜택을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입사원보다 임금이 3배 더 높은 고령 근로자의 정년을 1년 연장하면 신입사원 3명을 뽑을 수 있는 인건비가 더 든다”며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년 연장
정년 연장 논의 / 출처: 연합뉴스

“숫자 장난에 불과한 정년 연장” 현실론

한편, 정년 연장 논의가 현실과 괴리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당시 평균 연령은 49.4세에 불과했다.

정년퇴직자 비중은 9.3%에 그쳤으며, 대부분이 사업장 폐쇄나 건강 문제, 권고사직 등으로 일찍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시각은 더욱 비관적이다. 직장인 최 모(42) 씨는 “정년은 공무원 같은 철밥통들만 해당되는 이야기”라며 “사기업에서는 60세 정년을 다 채우고 퇴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정년 연장
정년 연장 논의 / 출처: 연합뉴스

이어 “40대 중반만 되면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나가게 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하듯, 지난 8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전면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계속 고용 의무화’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현행 60세 정년은 유지하되, 정년 이후에도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에게 재고용 기회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안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있는 직원도 내보내려는 마당에 퇴직자를 재고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실효성 있는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6

  1. 헛소리하네.정년까지 다니는 사람이 몇명이나되냐?철밥통이나 정년까지다니지.회사는 50전에 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