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먹던 시절 다갔다”…3배 상승한 식재료에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댓글 0

양상추 가격 6월 대비 3배 상승
갑작스러운 한파에 생산 멈춰
외식업체들 채소 혼용 등 고육책
The price of lettuce tripled
양상추 가격 폭등 (출처-연합뉴스)

가장 흔한 채소 중 하나였던 양상추 가격이 6월 대비 3배나 폭등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샌드위치와 햄버거, 샐러드의 필수 재료인 양상추가 금값이 된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200그램짜리 한 통이 1만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다. 웬만한 고기보다 비싼 수준이다.

이는 늦게까지 이어진 폭염에 더해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치며 수확이 거의 멈춰버린 것이 원인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채소 수급난이 더 잦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만든 ‘고급 채소’

The price of lettuce tripled (2)
양상추 가격 폭등 (출처-뉴스1)

양상추는 서늘한 날씨에 잘 자라는 채소다. 일반적으로 15도에서 20도 사이가 적정 생육 온도다. 그런데 올해는 자연이 순리를 거스르기라도 한 듯 극단적인 날씨가 이어졌다.

가을 늦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쳤다. 지난 18일 서울의 기온은 하루 사이 10도 이상 급강하해 올가을 첫 영하권을 기록했다.

강원, 충북, 영남 등지에는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지며 전국이 얼어붙었다. 여기에 올여름엔 폭염이 길게 이어졌고, 가을에는 예상치 못한 장마까지 겹쳤다.

The price of lettuce tripled (3)
양상추 가격 폭등 (출처-뉴스1)

양상추는 고온과 습도에 특히 취약한 작물이다. 여름에는 더위로, 가을에는 비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했고, 겨울처럼 찾아온 한파가 결정타를 날렸다. 이 같은 기후 변화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월 전국 도매시장 기준 양상추 평균 가격은 4718원이다. 10월 대비 77% 이상 오른 수치다. 지난 6월과 비교하면 무려 세 배 가까이 뛴 셈이다.

7일에는 1kg당 가격이 5996원을 기록해 6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소매가는 이보다 더 높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200g짜리 양상추 한 통이 약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식업계 “이젠 채소도 사치품”

The price of lettuce tripled (4)
양상추 가격 폭등 (출처-연합뉴스)

예상치 못한 채소값 급등에 외식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샐러드, 샌드위치 등 양상추 사용 비중이 높은 업종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 대형 샌드위치 프랜차이즈는 결국 샐러드 판매를 중단했다. 양상추 수급이 어려워지자 메뉴에서 아예 빼버린 것이다. 일부 햄버거 브랜드는 양배추와 양상추를 혼용해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상추는 그동안 가장 흔하게 쓰이던 채소였는데, 지금은 차라리 고기가 더 싸게 느껴진다”며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메뉴 구성 자체를 다시 짜야 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한 자영업자는 “재료비가 너무 올라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며 “요즘은 마트에 가서 채소값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싼 맛에 마음 놓고 쓰던 채소가 이제는 재무 부담이 된 것이다.

“이건 시작일 뿐”…채소값 불안정 더 심해질 수도

The price of lettuce tripled (5)
양상추 가격 폭등 (출처-연합뉴스)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은 양상추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작황도 나빠져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랭지 배추 재배지의 경우 여름철에도 25도 이하 기온이 유지돼야 하지만, 올해는 3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며 배추마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앞으로 더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한국은 식량 자급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 기후변화에 더 취약하다.

The price of lettuce tripled (6)
양상추 가격 폭등 (출처-연합뉴스)

기후 리스크가 식자재 물가를 뒤흔들고, 이는 곧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결국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한편 지금의 양상추 대란은 어쩌면 시작에 불과하다. 한겨울 날씨에 한여름처럼 더운 날이 뒤따르는, 예측 불가능한 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 앞으로 식탁 위에서 어떤 재료가 또 ‘금값’이 될지 모를 일이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