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최저치 기록한 제조업 취업자 수
IMF 이후 최저 구인배수…취업시장 ‘빙하기’ 진입
“월급 잘 나오는 직장이면 절반은 성공”

취업난의 한파가 거세지고 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배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지금 퇴사하면 최소 1년은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는 현실적 조언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공감을 얻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 급감, 민간 고용시장 ‘꽁꽁’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9만 6천 명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만 6천 명이 감소한 수치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6년 1월 467만 3천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퇴사는 신중하게”…현직자들의 절절한 조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향한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요즘에는 월급 따박따박 잘 나오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이라는 한 현직자의 글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실제로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지난달 0.28을 기록하며 1997년 1월(0.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0.2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192만 1천 명으로 2017년 1월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1년 새 16만 9천 명이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551만 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후 1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6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정부의 재정 일자리가 집중된 공공행정과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취업자가 증가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1만 9천 명 증가했으며,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업 취업자도 3만 3천 명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구직시장에서 문이 열려있는 일자리들은 대부분 열악한 근무 환경이나 높은 노동 강도를 동반하는 제조·생산직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취업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현 직장에서의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경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