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몰리던 한국 “한숨 돌렸다”… 변화의 바람에 업계 ‘안도’

철강 수출 감소에도 위기 넘길 조짐
중국산 수입 20% 줄어 국내 시장 숨통
반덤핑 관세 부과로 추가 개선 기대
철강
중국 철강 수입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수출은 줄어들었지만 그나마 국내 시장은 지켜냈다.” 한국 철강업계가 이중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견했다.

대외 수출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국내로 유입되던 중국산 저가 철강이 크게 줄면서 국내 업계는 조심스럽게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철강 수출 감소, 대외 여건 악화

한국무역협회가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0억 4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5.7% 감소했다. 수출 중량 역시 71만 톤으로 15.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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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수입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러한 감소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철강 관세 조치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한국 등 주요국에 부과한 쿼터 내 관세 면제를 없애고, 수입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한국이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확보했던 연간 263만 톤 규모의 철강 면세 쿼터 혜택도 사라졌다.

특히 자동차 산업 부진의 영향으로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철강판 수출이 26.5% 감소한 점이 전체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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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수입 감소 / 출처: 연합뉴스

다만, 철강 거래는 통상 수개월 전에 미리 계약이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관세 조치의 즉각적인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지 경기 동향에 따른 수요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신중한 분석이다.

중국산 철강 수입 감소, 국내 시장 “숨통”

그러나 어두운 수출 전망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같은 날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로 들어온 중국 철강재 수입량은 67만 9853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 84만 7265톤과 비교해 19.7%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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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수입 감소 / 출처: 연합뉴스

1분기 전체로는 중국산 철강 수입량이 184만 9734톤으로, 전년 동기 228만 2124톤 대비 1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전체 철강 생산량과 수출량이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들은 올해 3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9300만여 톤의 조강을 생산했고, 중국의 철강 수출량도 3월에 5.7% 증가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수요 감소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국내 업체들이 값싼 중국산 철강과 경쟁해야 했던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이 줄어든 것은 국내 철강업계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덤핑 관세 효과, 추가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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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수입 감소 / 출처: 연합뉴스

더욱 고무적인 소식은 오는 24일부터 중국산 후판에 대해 최대 38.02%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미 관세 부과 결정 이후 중국산 중·후판 수입 물량은 지난해 1분기 38만 516톤에서 올해 1분기 22만 5705톤으로 40.6% 급감했다. 이는 전체 철강 수입량 감소 폭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관세 부과뿐 아니라 우회 수출 차단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경미한 가공을 거쳐 원산지를 세탁하는 방식으로 수입되는 ‘꼼수’ 물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내수 시장 방어와 더불어,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시장에서의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 전략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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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수입 감소 / 출처: 연합뉴스

현대제철은 약 30조 원을 투입해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포스코 역시 현대제철의 제철소에 공동 투자해 물량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철강업계는 이번 중국산 수입 감소와 반덤핑 관세 부과를 기회로 삼아 내수 시장 방어와 해외 생산기지 확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계획이다.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도 한국 철강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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