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장기화에 CEO 교체 단행
배터리 가동률 상승·정제마진 회복
SK이노베이션, 반전 실마리 잡았다

“이제야 배터리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군.”
장기간 실적 부진에 빠져 있던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사업 전반에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미국 공장이 전면 가동에 돌입했고, 정유 부문 역시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배터리 공장 전면 가동…현대차와의 연계 효과 본격화

SK이노베이션 산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미국 공장이 지난 3월부터 100% 가동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4만 1700대의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했으며, 특히 5월 한 달 동안만 1만 7045대를 기록하며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와 같은 생산 확대는 배터리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이에 맞춰 SK온의 가동률도 최대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2차 수정안이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2033년까지 연장하면서, SK온이 받을 세제 혜택은 기존 추정치보다 약 7조 원 많은 최대 27조 9000억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배터리 사업의 손실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마련된 셈이다.
연봉 반납에 CEO 교체까지…총력 체제로 국면 전환
SK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핵심 축인 정유 부문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복합 정제마진이 배럴당 8.37달러로, 1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아시아 지역 기준으로는 9.5달러까지 상승해 7주 연속 강세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정유 설비 폐쇄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폐쇄 예정인 정유 용량은 각각 하루 54만 7000배럴, 40만 배럴에 달하며, 나이지리아와 멕시코의 정제시설도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급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항공유를 비롯한 제품 수출의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SK E&S와 합병하면서 자산 105조 원 규모의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출범했으나, 올해 1분기에도 44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은 CEO 교체를 단행했으며, SK 계열 임원진은 자발적으로 연봉의 20~30%를 반납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열리는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계열사별 리밸런싱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사업 계획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터리와 정유 양대 축의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장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