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시행 나흘 만에 매물 5000건 ‘증발’…다주택자는 버티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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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계업소 / 뉴스1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급매 물건은 자취를 감췄고,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거래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5월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3985건으로, 양도세 중과 직전인 8일(6만 9175건) 대비 5190건 감소했다. 나흘 만에 매물 7.5%가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다.

82.5% 세율 ‘벽’…매도 포기한 다주택자들

지난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공식 종료됐다. 10일부터 2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p)가,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30%p가 추가 부과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유예 종료 직전까지만 해도 강남구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급매 계약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과 시행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고, 남은 집주인들은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세금 부담이 너무 커 다주택자들이 팔고 싶어도 쉽게 팔 수 없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
연합뉴스

급매 사라지자 호가 다시 ’39억’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빠지면서 호가는 중과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양도세 중과 여파로 실거래가가 36억 원대까지 내려앉았던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의 현재 호가는 39억 원 이상으로 반등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4월 바닥을 찍은 이후 호가와 실거래가가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며 “양도세 중과 직전인 9일에도 실제 거래는 1000만~2000만 원 수준만 조정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시장에 남은 매물이 상대적으로 가격 조정 폭이 작은 1주택자 물건 위주인 탓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경 / 뉴스1

정부, 비거주 1주택 퇴로 열었지만 “대규모 효과 기대 어려워”

정부는 5월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주택 거래 시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르면 5월 말 시행된다. 올해 말까지 허가를 신청해 허가받은 건에만 적용되며, 매수자는 2028년 5월 11일까지 실거주 입주를 완료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서울 지역 비거주 1주택 규모가 83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부는 공식 통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고령층 은퇴자 일부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실질적인 매물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들은 투자와 실거주 목적이 혼재돼 있는 만큼, 결국 실거주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규모 물량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서울 전역에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점도 시장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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